초고가 주택 몰린 강남 지역 부동산 시장 ‘거래 절벽’
집주인은 매물 거둬들이고, 매수예정자들은 관망세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12·16 대책이 나온 직후부터 ‘거래 절벽’입니다. 매매 물건이 전혀 없고 매수 문의도 완전히 끊겼습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공인중개업소 임모 대표)
“지난달 16일부터 모든 것이 멈춰 있는 상황입니다. ‘대출 규제’ 때문에 사려는 사람이 없고, 집주인도 가격을 낮춰 집을 내놓을 생각이 없어요. 이 정부 들어 18번의 부동산 대책이 나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대책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공인중개업소 명모 대표)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규제와 세금을 강화하는 12·16 고강도 대책은 서울 강남 부동산 시장의 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는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다. 중개사들은 ‘대출 규제’와 ‘보유세 인상’은 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준 대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15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반포동과 개포동 등에서는 거래가 중단된 가운데 관망세가 한달 가량 이어지고 있다. 단지당 한 두건 정도 나오는 급매물을 제외하면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집주인들은 호가를 내릴 생각이 없다. ▶관련기사 4면·17면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실거래가 신고까지 완료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건수는 총 35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2018년 12월 17일~2019년 1월 10일) 강남3구 고가 아파트 거래건수 75건보다 절반이상 줄어든 수치이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여기는 일정 수준의 현금을 보유한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이라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을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면서 “집주인들이 집을 내놓더라도 가격을 낮출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인근의 다른 중개사도 “주민들은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락 시점이 와야 집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들어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 선포 발언까지 나오면서 집주인은 물론, 매수 예정자들도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서울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12·16 대책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유도했지만 오히려 물건이 나오지 않고,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앞으로 정부의 규제가 더욱 커지고 시장이 위축될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다만 12·16대책 이후 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은 눈에 띈다. 지은 지 40년 된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최근 2억원까지 떨어진 매물이 나왔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20억원대에 거래되던 전용면적 76㎡는 최근 19억원까지 하락했다.
은마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가격이 많이 내린 급매가 다수 나왔다. 실거주하는 집주인이 내놓은 것은 거의 없고, 대부분 전세를 끼고 사놓았던 투자자들이 급하게 팔려는 물건”이라면서 “하지만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대출 중단으로 갭투자가 어려워져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정부 규제로 주택 매수보다 전세로 수요가 돌아서면서 전셋값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반포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아크로리버파크 전세 호가는 12·16 대책 이후 1억~2억원 뛰었다”면서 “12·16 대책 이후 전세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거래 하려던 사람도 대출 규제로 강남 지역에서 아파트 구매가 힘들어지면서 전세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대출이 막혀 있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매물이 쌓일 수 있는 환경에서 가격이 좀 더 조정될 수 있다”면서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공급에 대한 대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 교수는 “일시적 부동산 시장 조정 가능성이 있지만 결국 상저하고로,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에 따른 상승세를 띌 것”이라고 진단했다.
mss@heraldcorp.com
▶관련기사
[12·16 대책 한달 긴급점검]올 첫주 전국 집값 상승 톱 5중 4곳 경기도
[12·16 대책 한달 긴급점검]길음뉴타운 신고가 행진…준신축 등 서울 비강남권 풍선효과 ‘꿈틀’
[12·16 대책 한 달 긴급점검]집 사긴 더 어려운데 전세는 뛰었다.
[12·16 대책 한달 긴급점검]전문가 진단은 “결국 집값은 오를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