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기 공약 실현 가능성 미지수
작년 산재 사고사망자 855명…116명 줄어 역대 최대 감소폭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산재 사고사망자 수가 처음으로 800명대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독일과 일본보다 3배 이상 높아 ‘산재 후진국’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9년 산재 사고사망자는 855명으로, 2018년보다 116명(11.9%) 줄어 역대 최대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상시 노동자 1만명당 산재 사고 사망자 수를 가리키는 ‘사고 사망 만인율’도 0.45~0.46명 정도로 추정돼 사상 처음으로 0.5명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고 사망 만인율은 독일 0.13명(2018년 기준), 일본 0.15명(2018년 기준)에 견주어 3배 이상 높다. 이탈리아(0.24명, 미국(0.37명), 아르헨티나(0.44명)보다도 더 높은 수준이다.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다는 얘기다.
현 정부는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에는 산재 사고사망자를 500명대로 낮춰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고용부는 작년과 같은 감소폭이 이어진다면 2022년에는 산재 사고사망자 수가 600명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고용부는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는 2018년과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839명으로 감소폭이 132명에 달한다고 설명한다. 2018년 7월 부터 공사 규모 2000만원 미만 건설현장도 산재보상 범위에 포함돼 사고사망자에 16명이 추가됐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정부가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라며 비판적인 입장이다. 한국노총은 “한정적인 행정력을 특정 업종에 집중하고, 영세 사업장의 자율 개선을 유도하는 정책으로는 산재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일 수 없다”며 “소규모 사업장의 산재 예방 의무를 확대하고,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올해 하청 노동자의 산재에 대한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대폭 강화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되는 만큼 사망 사고를 줄이는데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9명 통계 작성 당시 1456명이었던 산재 사고사망자는 이후 점진적으로 줄어 2014년엔 992명으로 떨어졌으나, 한동안 감소세가 주춤했다. 2018년에는 971명으로 전년보다 사망자가 7명 늘어나기도 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산재 사망자가 줄어든 것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관리·감독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고용부 산하 안전보건공단 주도로 소규모 건설 현장에서 매일 ‘패트롤’(순찰) 점검반의 감독 활동을 벌인 게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작년 7월부터 일부 직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패트롤을 밀어붙였다. 고용부는 건설 현장에서 주로 해온 패트롤을 올해는 제조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제조업의 패트롤은 컨베이어 벨트와 같은 위험 기계를 가동하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