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6일 ‘배달의민족’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인수합병(M&A)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합리적 심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심사에 대해 어떠한 예단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전제한 후 “시장독과점 문제에 대한 근본적, 다각적 차원에서의 검토와 공정위의 원칙있는 심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해온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13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와의 M&A를 발표했다. 매각금액은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국내 배달앱 2, 3위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30일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기업결합 관련 신고서를 접수받아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갔다. 심사기간은 총 120일 이내지만, 자료 보정 기간 등은 심사기간에 포함되지 않아 실제 종료시점을 예상하긴 어렵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 55.7%, ‘요기요’ 33.5%, ‘배달통’ 10.8% 순이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보유한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까지 인수한다면 업계 1, 2, 3위, 점유율 100%를 차지하는 셈이다.
박홍근 의원은 “DH가 배달앱 시장을 장악한다면, 배달수수료 인상 등 경쟁제한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결국 소비자, 가맹점주, 배달노동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민은 합병 후에도 향후 2년간 배달수수료 올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독과점적 지위 형성 이후엔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이득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공정위는 향후 이런 목소리 듣고 충분히 심사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윤경 민주당 의원은 “모바일 배달앱 시장이 매년 2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는 이미 ‘요기요’, ‘배달통’까지 가지고 있기때문에 독점은 불 보듯 뻔하다”며 “거대 독점기업 탄생을 단순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자율적 선택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배달앱 등 플랫폼 사업자가 등장해 새로운 사업 성장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나 기존 산업, 소상공인들과의 충돌은 지혜롭게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 문제는 단순 기업간 결합, 성공한 스타트업 매각 측면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해당 산업 생태계 전반의 지속가능한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