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작년말 2조 넘게 줄어
회사채 조달 선호…투자도 위축
은행들 “CIB등 새 돌파구 절실”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은행권의 대기업 대출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대기업들이 경기침체로 투자는 줄이는 데다, 저금리를 활용한 직접금융조달에 몰두하면서다. 이에 시중 은행들은 대기업을 상대로 전통적인 대출 영업에서 탈피해 새로운 수익성 창출에 팔을 걷어붙였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우리-KEB하나은행 작년 12월 대기업 대출 규모가 급감했다. 신한은행은 잔액이 13조 9645억원을 기록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대기업 대출 잔액이 13조원 대로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14조9918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조 2398억원 줄었고, KEB하나은행도 14조4828억원으로 전년동월 대비 7100억원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은 일시적으로 특정 대기업에 대한 대출로 인해 전월에 비해 급증했지만, 역시 1년 전 규모와 비교하면 4599억원이 줄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굳이 은행 대출에 의존할 필요 없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대기업이 늘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대기업이 회사채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44조6472억원이다. 2018년 같은 기간보다 9조5682억원 늘어난 규모다.
경기 침체와 불확실성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대기업들은 돈을 내부에 쌓아두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상장기업 529개사의 작년 상반기 현금성 자산은 289조원이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들이 국내에서 돈이 필요한 게 아닌 상황”이라며 “국내 경기가 안 좋으니 투자할 곳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잉여금을 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전통적인 대출영업을 넘어 기업들에게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기업 대출이 줄어드는 상황은 시장 환경적인 흐름”이라며 “가업승계, 제휴업무 등 다양한 방법으로 대기업 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각 은행들은 상업은행(CB)과 IB를 합친 개념의 CIB 조직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과 금융자문 및 주선 업무를 통해서도 기업 부문의 새로운 수익을 창출 중이다. 도로·철도·항공·항만 등 대규모 사회기반시설(SOC) 사업에 직접 투자를 하거나 참여 기업에 금융을 지원하는 등의 방식도 국·내외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 영업이 과거 형식의 대출 중심에서 탈피해 인프라 금융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