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원가든·게방식당 등 집에서 즐겨
매장 방문 전 테스트 수요도 증가
마켓컬리 ‘오프라인 맛집’ 판매
매장 정체 외식업에 ‘새로운 기회’
미쉐린 맛집 메뉴도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간편식(HMR) 온라인 유통이 늘고 있다. 외식 매장들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장하기보다 HMR 사업으로 매출 확대를 꾀하는 추세다.
3일 마켓컬리에 따르면 유명 맛집들이 입점한 ‘오프라인 맛집’ 카테고리 제품은 11월 누적 기준 270만개 이상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25만개 꼴이다. 총 42개 외식 매장 브랜드의 268개 제품을 판매 중이다. 올해 추가된 브랜드만 16개로, 입점 당시 이들의 출시 제품수는 47개였지만 11월 현재 75개로 약 57% 증가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소극적으로 입점했던 HMR 상품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제품 종류가 점점 늘고 있다”며 “맛집 메뉴를 집에서도 즐기길 원하는 수요와 더불어 오프라인 매장 방문 전 테스트로 HMR을 먹어보고 매장을 찾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입점 브랜드의 면면을 보면 미쉐린과 호텔을 방불케 한다. 삼원가든의 ‘등심 불고기’, 게방식당의 ‘간장 게장’, 한일관 ‘갈비탕’ 등 유명 맛집 메뉴가 눈에 띈다. 삼원가든은 미쉐린 ‘더플레이트(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좋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에 올라 있으며, 게방식당과 한일관은 ‘빕 그루망(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에 선정된 가게다.
특히 삼원가든의 경우 마켓컬리와 손잡고 HMR 상품을 개발했다. 셰프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제품을 30차례 이상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쳤다. 기존 매장에서 먹었던 맛을 집에서도 유지하기는 쉽지 않았다. 삼원가든은 급속 냉동한 상품을 집에서 직접 조리하는 것을 감안해 비교적 간을 약하게 했다. 육개장갈비탕의 경우 HMR 제품에는 곱창이 들어가지 않는다. 곱창은 유통과정에서 변질이 쉽기 때문이다. 이러한 HMR ‘맞춤화’를 통해 유명 맛집의 레시피에 기반한 고품질 메뉴를 집에서도 간편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호텔 업계도 HMR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여의도에 위치한 글래드 호텔의 메인 레스토랑 ‘그리츠’는 양갈비를 최근 마켓컬리에 입점했다. 그리츠의 셰프들이 직접 배합한 특제 시즈닝이 양고기와 함께 동봉돼 집으로 배송된다. 바질, 로즈마리, 오레가노 등 향신료가 들어 있어 시즈닝을 따로 준비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의 명월관은 인기 메뉴인 갈비탕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외식형 HMR과 온라인 유통 확대는 기존 외식업계에도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집에서 즐기는 식당 요리라는 개념으로, 인기가 검증된 맛을 제품으로 재현해 매출과 수익을 반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급변하는 외식 트렌드와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위기에 처한 외식업계에 효과적인 수익 모델로 여겨지고 있다. 전자레인지로 바로 데워 먹는 즉석식품(RTH, Ready to Heat) 보다 별도의 조리가 필요한 즉석조리식품(RTC, Ready to Cook) 제품이 각광받는 추세도 외식형 HMR의 성장을 앞당기고 있다.
노호정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과 옴니채널 강화로 업태의 경계가 무너지고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HMR에 대한 유통업계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외식업계에 HMR의 확산은 또 다른 위기일 수 있지만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