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사관학교 韓유학생 조언

“필드선 실무능력이 취업의 관건”

2019 IRF(International Recruitment Forum)에 참석한 커리너리아트 재학생들. 왼쪽부터 천진석(25), 김성수(25), 정휘윤(28) 학생. 김유진 기자/kacew@
2019 IRF(International Recruitment Forum)에 참석한 커리너리아트 재학생들. 왼쪽부터 천진석(25), 김성수(25), 정휘윤(28) 학생. 김유진 기자/kacew@

[스위스=김유진 기자] “한국이 싫어서 해외로 뜨고 싶다.”

수년전 헬조선 담론과 함께 20대 청년 구직자들 사이에선 해외 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해외취업을 목표로 유학길에 오른 청년들은 “해외 졸업장만으론 아무것도 안되는 곳이 해외”라고 했다. 치열한 실무능력 경쟁과 비자 문제도 그들이 해결해야할 숙제들이었다.

지난달 2019 IRF가 열린 스위스 소도시 몽트뢰의 스위스에듀케이션그룹(SEG) 산하 교육기관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학생들을 만났다. ‘호스피탈리티 업계 취업’이 그들의 목표였다. 그곳에서 만난 학생들은 글로벌 시장 어느 곳에서나 취업은 치열한 과제라고 했다. 호스피탈리티 산업은 경험산업으로 여행, 관광을 포함해 요리, 럭셔리 유통, 컨퍼런스, 마케팅, 이벤트, 웰빙 그리고 미디어 산업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3년제 대학인 ‘커리너리아트(CA)’ 재학생인 천진석(25) 씨는 “한국의 부모세대가 반드시 4년제 대학 졸업장을 따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실무 능력이 취업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한국인 학생들은 취업시 비자 문제가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비자는 한국인 학생들의 취업 발목을 잡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바르셀로나·미국·런던·두바이 등 4개국 인턴에 지원한 천 씨는 유럽 안에서는 취업 제한이 없는 스위스, 프랑스 등 EU국가 출신과 경쟁해야하고, 영미권에서도 미국·캐나다 학생들과의 구직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했다. 해외 업체들은 바로 정직원 채용을 하지 않는다. 대신 실무능력을 상당 기간 지켜본 뒤 뽑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취업비자가 없이 입국했을 경우 취업에 되더라도 비자 문제 때문에 결국 취업이 안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기술만 있다면 다양한 국가에 취업할 수 있지만 급여 수준은 국가별 편차가 크다. 김세희(18·세자르리츠) 양은 “인턴십 기준으로 홍콩에서 월 60만원을 받았는데, 월세는 100만원이었다”며 “두바이에선 정직원이 되더라도 월급이 턱없이 적어 경력을 쌓는 것 이상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했다. “많은 돈을 받고 편히 일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호스피탈리티 산업이 가진 매력 때문에 선택한 유학”이라고도 덧붙였다.

현실적인 비용 문제에 대한 조언도 있었다. SEG산하 교육기관 대부분은 졸업까지 등록금만 1억 5000만원에서 2억원 가까이 든다. 일반적인 국내 대학 등록금(문과 기준)과 비교하면 5배 이상이다. SEG 산하의 한인 학생들은 비싼 등록금을 내고서라도 해외 유학길에 오른 이유를 한국의 부족한 직업 교육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관광고등학교를 졸업한 홍혜림(20)양은 “관광특성화 고등학교 졸업생들 중 상당수가 스위스 유학길에 오른다”며 “스위스가 관광산업의 메카기도 하지만, 국내 대학에서 관련 교육을 충분히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유학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홍 양은 “벨기에에서는 어린 나이부터 지망분야와 관련된 실무 경험을 쌓는 점이 한국과의 큰 차이였다”고 했다.

김성수(25·CA) 씨는 “한국에서는 자격증 위주의 교육이 대부분이고, 실무는 심화과정에서 맛보기 수준으로만 배울 수 있었다”며 “조리고등학교 진학도 생각했지만, 직업학교를 경시하는 한국 분위기 탓에 부모님이 반대하셨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