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계좌…작성계약에 악용

은행-보험업계와 개선안 마련

내년 상반기 실명확인 공동전산망 구축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수수료를 목적으로 설계사가 가짜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를 대납하는 ‘작성계약’을 막기 위해 보험료 가상계좌 입금자 확인 시스템이 구축된다.

6일 금융감독원은 보험·은행업계 관계자로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연내에 개선안을 만들고, 내년 상반기에 보험료 수납용 가상계좌 실명 확인이 가능한 공동 전산시스템을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가상계좌란 보험사의 실제 은행계좌에 연결된 계좌번호 형식의 전산코드를 의미한다. 은행이 보험사에 일정 구간의 가상계좌번호를 부여하면, 보험사는 요청 고객에게 가상계좌번호를 부여한다. 보험료가 입금되면 보험사는 계좌를 부여받은 고객의 보험료를 인식해 수납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고객은 수납이 편리하고 보험사는 고객 관리가 용이해 이용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10개 손보사의 가상계좌 입금 건수는 2017년 4074만건에서 2018년 4296만건으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2189만건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가상계좌를 통해 작성계약과 같은 부당모집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상계좌는 실명 확인이 어려워 누구라도 계약자명으로 보험료를 입금할 수 있다. 설계사가 가짜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자명으로 보험료를 대납하면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실제로 설계사가 가상계좌로 보험료를 납입한 경우 계약유지율이 매우 낮게 나타났다. 손보사 장기보험계약 2년 유지율은 전체가 70.6%인데 반해 설계사 가상계좌 6회 연속 납입은 34%에 그쳤다.

이에 일부 보험사는 설계사 명의로 입금시 보험료 수납제한 등 통제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실효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금감원 조사에서 가상계좌를 통해 대납한 보험료 10억원(842건)이 적발된 바 있다.

이번 시스템 구축은 초년도 보험 설계사 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00%로 제한하는 수수료 개편안 도입(2021년)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수료 개편안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영향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