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2016년 동일 전력 있어

신형우선주 저가 매입 후 지분율 획득 가능

아모레G 우선주 획득[KB증권 자료]
아모레G 우선주 획득[KB증권 자료]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아모레G가 서경배 회장 일가의 승계 구도 강화를 위해 전환우선주를 발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모레G 측은 "기업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증권가에서는 과거 아모레G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보 사례를 들며,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을 내놓는다.

지난 10일 아모레G는 발행가액 2만8200원에 신형우선주 709만2200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총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며, 신형우선주는 10년 뒤 1대 1로 보통주 전환된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2000억원 중 1600억원은 아모레퍼시픽 지분을 취득하는 데 쓰고 400억원은 오설록 출자금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또 아모레퍼시픽 지분 취득에는 아모레G의 현금 400억원도 추가로 쓰일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유상증자가 '승계'를 염두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당장 아모레G 측 해명대로 지배구조강화 목적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아모레G가 아모레퍼시픽 주식 2000억원 가량을 매입하면 현재 보유 지분이 35.4%에서 37.7%로 2.3%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칠 뿐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12월 아모레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서경배 회장은 장녀인 서민정 씨에게 ‘아모레퍼시픽’ 우선주 20만1448주를 증여한 전력이 있다. 증여 받은 우선주의 45%인 8만8940주는 증여세 명목으로 현물 납부됐고, 나머지 11만주는 아모레G에 현물 출자되면서 아모레G 상환전환우선주 24만1271주를 서민정 씨는 받았다. 10년 후인 2017년에 아모레G의 상환전환우선주 (아모레퍼시픽G2우B)는 보통주 241만2710주로 전환됐다.

우선주는 평균적으로 보통주 대비 30~40% 싼 값에 거래되기 때문에 지분율을 늘려야 하는 후계자 입장에서 유리하다. 아모레G 입장에서는 최근 보통주 주가가 최저점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이 경우 우선주를 발행하기에는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게 가능해진다. 실제로 아모레G 주가는 지난 2015년 고점보다 최근 65% 가량 하락했기 때문에 저렴하게 우선주를 발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총수 일가의 지분을 고려하면 아모레G의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지배력은 현재도 충분히 의심할 수 없기 때문에 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지분 매입은 설득력이 약하다"며 "승계가 목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신혜 KB증권 연구원은 "아모레G는 이미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통해 자회사 '아모레퍼시픽' 지분의 추가 확보(2000억원)가 가능했다"며 "승계를 위한 과정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경배 회장이 신형우선주를 서민정씨에게 증여하거나 서민정 씨가 신형우선주 주식을 상장 이후 장내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만일 서경배 회장이 향후 보유하게 될 신형우선주 전량(374만977주)을 서민정씨에게 증여한다고 가정하면, 서민정씨는 증여 받은 주식의 50%를 증여세 명목으로 현물납부 한 뒤 187만489주를 보유하게 될 수 있게 된다. 이 주식이 10년 후에 보통주로 전환된다면, 서민정씨의 아모레G 지분율은 기존보다 1.95%포인트 상승하게 된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형우선주가 승계작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아모레G에 노이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