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키텍처’ 공동 창립자 알렉스 무스토넨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경험 디자인에 중점
렉서스·파리 코레트 등 글로벌 브랜드들과 협업
종이 등 일상재료 재해석, 위트있는 조형물 제작
국내선 ‘COS’와 협업 ‘루프’ 전시로 첫 만남
“건축과 예술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이상한 공간을 탐험하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규모가 크고 건축적인 작업을 하고 있지만, 관람객들이 예기치 못한 장소에 작품을 밀어넣겠다는 의도로 임하고 있죠.”
미국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스나키텍처’(Snarkitecture)의 두 창업자는 지난 2015년 건축 및 영화 전문 해외 온라인 잡지 ‘인테리어스’(Interiors)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입을 모았다.
스나키텍처는 미국의 명문대인 쿠퍼 유니온에서 각각 건축과 미술을 전공하던 알렉스 무스토넨, 다니엘 아샴이 의기투합해 지난 2008년 설립한 스튜디오다. 2006년 아샴이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에 위치한 명품 브랜드 디올(Dior)의 한 매장으로부터 디스플레이를 제안받으며 공동 작업을 시작한지 2년만에 스나키텍처라는 간판을 내걸고 작품 활동을 본격화했다.
스나키텍처란 이름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유명한 작가 루이스 캐럴스의 또 다른 작품 ‘스나크 사냥(The Hunting of the Snark)’에서 착안했다. 루이스 캐럴에 따르면, ‘스나크 사냥’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생명체를 찾기 위해 상상도 못할 여행을 떠나는 8인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다.
스나키텍처의 작업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예술과 건축, 패션 등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전방위로 활동하는 스나키텍처는 “상상 이상의 건축물을 디자인하라”(Make architecture perform the unexpected)는 모토 아래 건축, 예술, 그 무엇으로도 규명될 수 없는 독창적인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하면서도 관객에게 예상치 못한 경험을 선사하는 혁신적인 설치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렉서스(Lexus), 코스(COS), 발렉스트라(Valextra), 파리 콜레트(Colette), 이스라엘 시저스톤(Caesarstone), 뉴욕 포티파이브텐(Forty Five Ten)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들과의 협업에서 플라스틱, 세라믹, 종이 등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재료를 재해석해 위트있는 조형물과 모던한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대표적인 작업으로 지난 2015년 미국 워싱턴 DC 국립건축박물관의 커미션으로 제작된 ‘Beach’를 꼽을 수 있다. 백만 개의 재활용 플라스틱 공으로 만든 대형 공간 설치 작품으로, 프로젝트 이름대로 하얀 모래사장을 연상케 한다. 사용된 전시 연출품 모두 지속적으로 재활용될 수 있도록 제작돼 파리, 시드니, 시카고, 방콕, 디트로이트 등 많은 도시에서 순회 전시를 가졌다. 또 2018년에는 각종 폐기물을 활용해 프리미엄 가구를 만드는 독일 브랜드 펜타토닉(Pentatonic)과 협업해 혁신적인 디자인의 ‘프랙처드’(Fractured) 시리즈를 선보였다. 플라스틱, 섬유 일회용품 등 다양한 재활용 자재들을 이용해 모듈식 사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현대사회의 과대한 소비주의를 비판적으로 제시한다.
국내 관람객들과는 지난 2017년 글로벌 패션브랜드 COS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스나키텍처의 설치작품 ‘루프’(Loop)를 전시하며 처음 만났다. ‘루프’는 금속으로 만든 4개의 각기 다른 트랙이 서로 교차하고 복잡하게 얽힌 가운데 그 위를 약 10만개의 유리구슬이 5초 간격으로 끊임없이 굴러 떨어지는 작품이다. 어린 시절의 구슬 놀이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관람객들이 사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바로 이 스나키텍처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무스토넨이 ‘헤럴드디자인포럼2019’에 주요 연사로 참여한다. 그는 무대에서 스나키텍처의 비전을 한국 관객과 공유할 예정이다.
박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