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용 명예회장 증여분, 세금 부담에 매각
제3자 매각으로 가닥…내달 중 인수자 확정
“그룹 핵심 대량지분, 협력관계 구축 기회”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대림산업의 최대주주이자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서있는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 약 33%가 매물로 나왔다.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은 공익재단법인 ‘통일나눔재단’이 매각 주체다. 주식 증여 규모가 세금 면제 혜택 기준을 넘어 수백억원의 부담을 져야 하는 상황이 배경이 됐다. 핵심 지주의 대량 지분인만큼, 대림그룹이 새로운 협력사를 맞이할 가능성도 있지만 지배구조 자체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10일 조선일보 및 통일과나눔재단(이하 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보유하고 있던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전량(343만7348주, 지분율 32.6%)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오는 16일까지 접수한다. 삼정KPMG가 매각 자문을 맡고 있다. 통일과나눔재단은 지난 2016년 10월 조선일보의 ‘통일과나눔펀드’ 운동으로 자금을 모으던 중,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해당 주식을 기부받았다.
재단이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매물로 내놓은 것은 증여세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행법상 통일과나눔과 같은 성실공익법인은 국내 법인의 주식을 출연받을 때 지분의 10%까지만 증여세를 면제받고, 초과분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 지난해 자사주 매입을 공시하면서 알려진 대림코퍼레이션의 기업가치는 약 8600억원. 이보다 1년 이상 전에 증여가 이뤄졌지만, 22.6% 지분에 대해 최소 600억원의 증여세 부담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통일과나눔재단이 주식을 출연받은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주식 출연자 또는 그 특수관계인과 무관한 자에게 매각하는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증여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재단은 이 기한을 약 한달여 남겨두고 있다. 내달 중순까지는 인수자를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대림산업의 최대주주란 점에서, 33%에 달하는 대량 지분을 누가 인수할 지 주목된다.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52.3% 지분율)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62.3%에 달해 직접적인 경영권에는 변동이 없겠지만, 이사 선·해임이나 정관변경, 합병계약서의 승인 등 주총 특별결의 사안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반대로 대림그룹과 협력관계를 쌓고자 하는 동종 업계 전략적투자자(SI)나 사모펀드(PEF) 등 재무적투자자(FI)로서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로서 꾸준한 배당이 이어진다는 점은 물론, 그룹이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지분이기 때문에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일정이 서둘러 진행된다는 점에서, 협상 우위도 인수 희망자들이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호적 투자자에 지분이 넘어갈 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당초 통일과나눔재단은 증여세 부담을 지는 것 역시 선택지 중 하나로 두고 출연받은 지분을 대림그룹 측으로 다시 넘기는 방향을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림그룹과의 논의가 지체되면서 제3자 매각으로 방향을 굳혔고, 최근 매각 공고까지 내면서 진성 매각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