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가 프랑스라고 파리는 꼭 가볼만 하다. 하지만 파리에 갔다면 소나무 숲 속에 비밀스럽게 자리잡은 내륙 코스 몇 곳을 탐방하고 오는 것은 어떨까?
프랑스 최고의 코스는 파리 북쪽 드골 공항을 좀더 지난 곳에 위치한 모르퐁뗀 골프클럽 (Golf de Morfontaine)이다. 불행히도 이 코스는 회원과 동반하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능한 프라이빗 클럽이다. 다행히 주중 만이긴 하지만 비회원 입장을 허용하면서 모르퐁뗀과 비슷한 분위기에 그 못지않은 수준을 지닌 코스가 있으니, 바로 퐁뗀블로 골프클럽(Golf de Fontainbleau)〈사진〉이다.
베르사유 궁전이 지어지기 전까지 1528년 프랑수아 1세에 의해 조성된 퐁뗀블로 성은 프랑스의 왕궁 중 가장 웅장하고 유명한 곳이었다. 전 세계에서 예술가들을 초청해 호화롭게 조성한 결과 유럽 미술사에 퐁뗀블로파를 탄생시키기도 했고, 궁전과 정원은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파리에서 한 시간 거리의 유명한 퐁뗀블로 성 바로 옆, 왕의 사냥터였던 드넓은 퐁뗀블로 숲에 자리잡은 이 코스는 프랑스에서 가장 유서 깊은 골프장 중 하나다. 1909년 설립 이후, 1920년 영국에서 건너 온 유명 골프 설계가 톰 심슨의 작업으로 세계적인 코스의 기틀을 다졌다. 프랑스의 스윈리 포리스트로 불릴 만큼 고요하고 비밀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독특한 격자 무늬에 하얀 프레스코로 벽을 칠한 고풍스런 클럽하우스가 특히 눈에 띈다.
하늘을 찌를 것 같은 소나무 숲이 홀과 홀의 경계를 선명하게 갈라 홀간 독립성이 뛰어나다. 오래된 숲 속엔 소나무뿐 아니라, 은자작나무, 야생 버찌나무, 너도밤나무 등 오래된 나무들이 가득하다.
또한 103개에 달하는 모래벙커와 함께, 무성한 금작화와 라일락, 양치류 식물들이 코스를 매력적이면서도 어렵게 만든다. 플레이 중간 중간에 토끼와 사슴들이 숲에서 튀어나와 골퍼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배수 잘 되는 모래로 이뤄진 페어웨이는 푹신푹신해서 숲 속의 산책을 더욱 경쾌하게 한다.
코스는 파72에 백 티에서도 전장이 6153m밖에 되지 않는다. 100여 년 전 골프 코스 그대로다. 대신 좁은 페어웨이와 작은 그린, 수많은 벙커가 짧은 전장을 보완하며 적당한 난이도를 제공한다.
모든 홀들이 다양하고 흥미롭지만, 페어웨이 중간을 크로스 벙커(cross bunker)가 가로지르는 파5 3번 홀과 파4 5번 홀 그리고 기괴한 모양의 4개의 벙커로 둘러싸인 그린을 향해 우드 샷을 해야 하는 168m 파3 7번 홀이 인상적이다.
후반에는 그린 못 미친 페어웨이에 수 많은 암석이 돌출해 있는 파5 12번 홀이 특히 기억에 남으며, 티샷 슬라이스가 날 경우 늘어진 소나무 가지가 어프로치 샷을 방해하는 파4 13번 홀과 숲 사이로 긴 세컨샷을 요구하는 마지막 파4 18번 홀도 매력적이다.
심미성 면에서 100점 만점을 주고 싶은 퐁뗀블로를 경험하고 나면, 프랑스 골프 여행은 사실상 이미 피크를 지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하지만 순위는 좀 떨어지지만 파리 인근의 인랜드 코스를 좀 더 경험해 보고 싶다면, 해리 콜트의 손길로 만들어진 생 끌루 골프클럽 (Golf de Saint-Cloud)의 베르(Vert) 코스와 생 제르맹 골프클럽(Golf de Saint-Germain)을 추천한다. 생 끌루는 7, 8월만 비회원에게 개방하며, 생 제르맹은 주중에만 일반 골퍼들에게도 부킹 타임을 열어둔다.
[사진과 글= 백상현 화이트파인 파트너스 대표, 골프 여행가] *이 글은 필자의 사이트 에서 발췌했습니다. 필자는 전 세계 5대륙 830여 곳의 명문 코스들을 여행사 도움 없이 직접 부킹하고 차를 몰고 가 라운드 한 국내 최고의 골프여행 전문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