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9배…KRX금시장 신기록
글로벌 불안으로 안전자산수요↑
중앙銀들도 상반기 374톤 매집
온스당 1600달러 넘을 가능성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최근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일본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골드 랠리’가 계속될 것으로 본 개인투자자들은 이미 이달 들어 1500㎏ 넘는 금을 사들이며 금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중(1~28일) KRX금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금은 1504㎏에 달한다. 이미 지난달 순매수량(170㎏)의 9배에 육박하는 규모로, 월간으로는 2014년 3월 KRX금시장이 개장한 이래 역대 최대 수준이다.
매 거래일 평균 79㎏씩 금을 사들였다는 뜻으로, 지난 6일(268㎏), 16일(189㎏)에는 수백㎏를 사들이는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8일까지 28거래일 연속 금을 매입해 사상 최장 순매수 기록도 세웠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중 무역분쟁, 홍콩시위, 브렉시트, 중동 긴장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달 2일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이 이뤄지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미래 경기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이런 우려로 개인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정치적 불확실성에 더해 주요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도 금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금 가격은 채권금리, 달러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국제 금 시장의 ‘큰손’인 중앙은행들도 금 투자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중앙은행들이 매입한 금은 374t으로 1971년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 이후 최대 기록을 세웠다. 무역전쟁에 따른 ‘R(경기침체)의 공포’가 커지면서 자국통화 평가절하 가능성에 대한 보험으로 금을 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 금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국제 금 현물가격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온스당 1554.56달러로 2013년 4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KRX금시장의 1g당 금가격은 지난 13일 6만13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세운 데 이어 28일에도 6만원을 웃도는 수준(6만260원)에서 움직였다.
금값 상승세가 더 이어진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가시화된다면 안전자산 내에서도 실물자산인 금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하반기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1380~1800달러로 봤다. UBS도 3개월 내 금값이 1600달러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추가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금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기준)에 346억원의 추가 자금이 유입됐다. 이들 금펀드는 이미 최근 1개월간 7.38%, 3개월간 25.98%의 수익을 실현, 마이너스였던 국내주식형펀드(1개월 -7.90%, 3개월 -7.47%)보다 아웃퍼폼했다. 일부 금펀드들은 연초 이후 50%에 가까운 수익률을 거두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