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위원 사실상 사전공개
특정大서만 고액과외 횡행
출발부터 불법·부정에 노출
회계투명성 개선 기대 난망
공인회계사(CPA) 시험 출제 의혹이 일부 사실로 확인된 가운데, 시험 과정 전반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CPA 시험 출제위원 비밀 유지 관리 ▷출제위원들의 대학 특강·모의고사 출제 금지 ▷출제위원 의무 위반 제재 강화 등을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업계와 학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CPA 시험 출제위원의 비밀 유지’가 시급하는 지적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2년 임기의 회계제도실 자문위원을 2명씩 선정한다. 기업 회계처리에 대한 ‘질의 회신’ 이전에 사전적으로 교수들에게 처리 방식에 대한 자문을 듣기 위해서다. 그런데 통상 이 자문위원이 출제위원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전날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출제위원 A씨도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위원이었다.
그는 “자신이 출제위원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출제 경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출제 절차 역시 보완이 필요하다. 통상 시험일로부터 45일 전에 출제위원 위촉을 통보받지만, 실제 출제를 위해 합숙에 들어가는 때는 시험일로부터 7~8일 전이다. 35일간이나 비통제 상태다.
심지어 이번에 논란이 된 모의고사를 출제한 B씨는 자신이 출제위원이라는 점을 밝히고 특정 대학에서 특강까지 했다. 교수들은 특강을 통해 보통 200~300만원 가량의 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몇몇 소수의 대학을 중심으로만 출제위원의 출제 모의고사응시가 가능하다. 이번에 논란이 된 특강 교수 B 씨 역시 논란이 된 대학과 또 다른 국내 사립대에만 의뢰를 받아 동일한 모의고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 역시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이번에 모의고사를 낸 B 씨가 지난해 시험결과 발표전에 출제위원이었던 사실을 누설(금감원에 제출한 서약서상 의무를 위반)했던 것을 확인했으나, 검찰 고발 이전에 이를 예방할 제재 수단은 미온적인 상태다.
한편 CPA 2차 시험이 끝난 지난 7월초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회계감사에 출제된 문제가 서울 사립 C대 고시반 특강에서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감원이 조사에 착수했고, 출제위원 A씨(C대학 소속 교수)가 출제장에 입소하기 전 C대학에서 특강을 한 B씨(2018년 CPA 출제위원)가 출제한 모의고사 자료를 전달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금감원은 해당 출제위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김지헌·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