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새 해외투자 비중 늘어
투자손실 환차익으로 ‘상쇄’
분산투자 확대해야 방어력↑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증시가 급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민연금 수익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투자 비중이 늘어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익이 발생, 당장에는 큰 부담은 없는 상황이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은 1달러당 1215.3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8.9% 올랐고, 최근 한달만 놓고 봐도 5%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통상 환율이 오르는(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국면에서는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평가손실우려 및 매도세가 확대돼 증시가 약세를 보인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2.6%,7.5% 급락하며 ‘검은 월요일’로 불린 지난 5일 하루동안, 국민연금은 대량보유공시를 통해 밝힌 보유종목에서만 3조4644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를 무너뜨린 주요 요인 중 하나인 원달러환율 급등세는 역설적으로 국민연금의 전체 수익률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모든 자산에 대해 환 헤지 비율을 0%로 유지하는 ‘100% 환 오픈’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에, 환율 상승은 고스란히 플러스(+) 원화환산효과로 이어진다.
실제 전년 말 대비 원달러 환율이 4.2%가량 올랐던 지난 2018년, 해외주식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의 S&P 500 지수가 7.5%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해외주식 부문 성과를 마이너스 5.6%수준에서 방어했다. 원화환산 효과가 3.2%포인트가량 수익률을 끌어올렸으며, 이밖에 해외채권 및 대체투자 수익률에도 각각 2.4%포인트, 3.3%포인트 기여했다. 반대로 환율이 11.4% 하락했던 2017년에는 S&P500 지수가 19.5% 급등했음에도 해외주식 수익률은 10.7%에 그쳤다. 해외주식 부문의 원화환산 효과는 -14.2%포인트에 달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5월까지 16.7%의 수익을 낸 해외주식 부문은 이후 미국 증시 상승, 환율 상승 등으로 20% 이상 수익을 기록 중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는 한편 해외자산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세우고 있는 만큼, 올해 해외자산으로부터 인식할 원화환산효과가 수익률에 미칠 긍정적 효과는 전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주식, 채권, 대체투자자산 총 규모는 약 192조원으로, 3년 전 대비 55%가량 증가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환율 급등은 미중 환율전쟁, 한일 갈등, 북한 도발 등 부정적 요소를 고루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길 수 없는 요소”라면서도 “환 오픈 전략을 쓰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장 올해의 수익률만 놓고 봤을 때는 상당한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