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적이고 난해한 그의 음악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7년전인 2012년 지산리조트에서 영국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내한공연을 본 적이 있다. 이번에는 라디오헤드의 보컬리스트 톰 요크(51)의 단독공연을 봤다. 톰 요크만의 음악을 좀 더 분명하게 느껴볼 수 있는, 색깔 분명한 공연이었지만, 후자는 전자에 비해 더욱 난해했고 실험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톰 요크는 28일 저녁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연 첫번째 단독 내한공연에서 시종 몽환적인 음악을 들려주었다. 그는 무대 위에서 노래 하며 걷고 뛰며 쉴새 없이 춤을 췄다. 그 춤은 아이돌 춤 처럼 연습한 게 아니라 본능과 느낌대로 추는 막춤에 가까웠다.
톰 요크는 라디오헤드 밴드와는 별도로 2006년부터 1집 ‘디 이레이저(The Eraser)’를 발표하며 솔로 활동을 해오고 있다. 프로듀서 나이젤 고드리치와 비주얼 아티스트 타릭 바리가 톰 요크 음악을 더욱 더 개성적으로 만들어주었다.
‘인터퍼런스(Interference)’를 오피닝 곡으로 한 톰 요크는 2차례의 앵콜을 포함해 총 21곡을 불렀다. 최근 발표한 3집 ‘아니마(Anima)’에 수록된 신곡들까지 레퍼토리에 포함시켰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주술적이고 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대중적인 음악은 아니지만, 그의 음악에 점점 빨려들어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때로는 듣기 힘들 정도의 일렉트로니카 사운드와 그의 가성 창법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욱 강화시켰다.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주조하는 그는 DJ나 음향전문가 같기도 하고, 기타와 키보드를 다루는 연주자이기도 하고 독특한 보컬리스트이기도 하다.
무대 뒤의 대형 스크린에는 흡사 외계인을 연상시키는 장면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초현실적인 도안 같은 것들이 떠돌아다녔다. 음악이 너무 진보적이고 혁신적이며 실험적이어서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 자체도 하나의 느낌으로 다가온 좋은 체험이었다.
그는 여성 인공지능의 목소리를 빌어 “좋은 저녁입니다. 저는 채식주의자예요. 영어 할 수 있어요? 화장실이 어디예요?”라고 말을 하면서 관객과 소통하기도 했다. 로큰롤이 아니라 일렉트로닉 금속성 사운드가 더욱 강화된 톰 요크의 공연은 불안하고 우울한 현대인의 정서를 반영한 것일까?
서병기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