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등 논란 속 '조사 돌입'
CPA시험 관리 프로세스 전반 점검키로
실제 부적절 행위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
“해당 고시반 특강 자료, 일반적인 내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실시된 공인회계사(CPA) 2차시험의 부정 출제 의혹과 관련해 실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에 나섰다.
이번 조사는 2차 시험 회계감사 과목의 일부 문제가 서울의 한 사립대 CPA 시험 고시반의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이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글까지 올라온 상태다.
금감원은 10일 오후 출입기자단 대상 브리핑을 열고 해당 대학 CPA 시험 고시반의 모의고사와 실제로 출제된 2차시험 간 유사성이 지적된 문제 2건에 대해 "해당 출제위원의 출제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사성이 있는 것으로 지목된 문제는 외부감사인의 선임과 관련된 것으로, 해당 대학 고시반 모의고사에서는 '선임 절차'와 '상법상 감사가 있는지 여부'를 물었고, 실제 시험에서는 '선정 주체'와 '감사위원회 설치 여부'에 대해 출제됐다.
금감원은 출제위원이 이들 문제를 출제한 과정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채점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된 대학 응시자들과 다른 응시자들 간 점수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도 점검할 계획이다.
공인회계사 2차시험은 지난달 29~30일 실시됐으며 채점 과정을 거쳐 오는 8월 30일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금감원은 논란이 제기된 문제들이 여러 수험 교재에서 보편적으로 다루는 내용이라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실제 부정 출제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감원 측은 "묻는 내용과 출제 형태 측면에서 유사하긴 하지만 기출문제 및 관련 교재들에서도 보편적으로 다루는 일반적인 내용이고 질문과 표현 방식에도 일부 차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논란이 제기된 특강은 2차시험 출제위원이 확정되기 전인 4월 19일에 특정 대학 고시반에서 외부 강사를 초청해 진행된 것이고, 당시 특강 자료를 입수한 결과 'CPA 2차시험 답안지 작성 특강'이라는 제목의 파워포인트(PPT) 자료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이 답안지 작성 요령을 설명하는 내용이고, 회계감사 관련 내용은 '2019년 중점정리 사항' 한 쪽으로 이는 최근 변경된 제도나 감사기준 위주로 단순히 제목만 나열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인회계사시험 출제 관리를 할 때 출제위원들에게 보안 관련 서약서를 징구하고 외부와의 통신차단 등 출제기간에 보안요원 관리하에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금감원은 실제 부적절 행위 여부와는 별개로 이번 논란을 계기로 해 미비점이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박권추 금감원 전문심의위원은 "재무회계, 세법 등 다른 시험 과목은 여러 분야에서 시험을 치르고 출제 교수 폭도 넓지만 회계감사 과목은 회계사 시험에서만 실시하고 출제 교수 폭도 좁다"며 "출제 범위도 법규 중심이다보니 다른 과목에 비해 정형화된 출제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페이지에는 '공인회계사 시험문제 유출 의혹 수사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지난달 말 실시된 제54회 CPA 2차시험 문제 중 일부 과목의 문제가 특정 대학 고시반 학생들에게 사전에 모의고사와 특강 형식으로 배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번 의혹은 현직 회계사와 시험 준비생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처음 제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