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신한금융 2019 코리아오픈은 한국탁구사에서 나름 작은 의미가 있었다. 매년 열리는 내셔널타이틀 국제대회로 올해가 19번째인데 처음으로 티켓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유승민 회장(37)의 취임과 함께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대한탁구협회가 ‘탁구도 돈을 내고 볼 만한 스포츠콘텐츠’라는 것을 내건 것이다. 예선전이 열린 2-3일은 무료입장, 남녀복식 준결승까지 이어진 4-5일은 1만 원, 남녀 단식 준결승, 결승전이 펼쳐진 6-7일은 2만 원으로 티켓가격이 책정됐다. # 결과는 좋았다. 4일(목) 576장, 5일(금) 742장, 6일(토) 956장, 7(일) 871장으로 총 3.145장이 팔렸다. 2만 원짜리를 고려하면 입장수익은 총 4,972만 원이다. 탁구는 동호인이 많기로 소문난 종목. ‘탁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말에 자기 탁구를 치느라 유료관중이 확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지만, 토요일에 비해 일요일 숫자가 적은 것 말고는 ‘보는 스포츠 탁구’의 매력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어쨌든 대한탁구협회는 약 5,000만 원의 생각지도 않았던 마케팅 수익을 올렸다. # 사실, 이런 관중대박에는 부산시탁구협회(회장 양재생)의 힘이 컸다. 부산은 안재형, 유남규, 현정화 등을 배출한 탁구의 도시. 생활체육 탁구열기도 높다. 영도구청 감독인 강우영 부회장은 이번 대회 실무를 총괄하면서, 4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을 모았고 동호회를 중심으로 대회를 적극 홍보했다. 초대권은 부산 지역의 학생선수, 탁구꿈나무 등으로 최소화하면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펼치는 플레이를 돈을 내고 보자’고 주문했다(총 관중은 1,000~1,500명 선). 이는 내년 3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부산 세계탁구선수권을 대비한 포석이었다. 강우영 감독은 “화제가 된 8강전을 앞두고 정영식 선수가 관중을 최대한 많이 모아달라고 했다. 자기는 팬들이 많으면 힘이 나는 스타일이라 중국 톱랭커를 잡아보겠다고 말이다. 알았다고 답하고, 토요일 정말 많은 관중을 모았는데 정영식 선수가 판젠동을 꺾었다”고 소개했다.
# 유료관중은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수준도 높았다. 남자대표팀 사령탑인 김택수 감독(미래에셋대우)은 “솔직히 한국 관중들 수준에 많이 놀랐습니다. 좋은 플레이에는 국적을 가리지 않고, 박수를 보내고, 기립박수까지 나오고, 적절한 탄식과 환호까지. 유럽이나 일본의 탁구문화에 전혀 뒤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관중뿐 아니라 마롱, 쉬신, 판젠동, 딩닝, 류스원 등 중국의 스타플레이어들을 응원하는 중국팬들과 이토 미마, 하리모토 도모카즈 등 일본 에이스들을 따라온 일본팬들까지 한국관중과 섞여 멋진 응원문화를 선보였다. # 끝으로 유료관중에는 귀감이 되는 탁구팬 한 명이 있었다. 지난해 대전 대회 때 ‘국가서열 10위의 탁구팬’으로 화제를 모은 최재형 감사원장(63)이 또 조용히 현장을 찾았다. 가족까지 동반해 3명이 6일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왔고, 표를 끊어 일반 좌석에서 경기를 관전했다. 이를 뒤늦게 안 대회관계자들이 ‘제발 본부석으로 올라와서 관전해달라’고 요청해 마지못해 자리를 옮겼을 뿐이다. 최 원장은 각종 의전을 뿌리치고 오후 내내 탁구경기에 몰입했다. 탁구를 좋아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탁구 때문에 건강하고요, 삶이 재미있어요. 탁구가 제 인생을 바꿨어요”라며 “지금도 탁구레슨을 받고 있고, 중앙부처 공무원탁구대회에서 올해 감사원이 우승했다”고 답했다. 정말 모범적인 유료관객이다. 탁구인들은 앞으로 초대권 요청이 오면 “탁구는 감사원장님도 표를 사서 구경오는 스포츠입니다”라며 정중히 거절하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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