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사료화는 동물 학대이며 전염병 전파 경로”

동물권 단체 “음식물쓰레기 사료화 그만”

[헤럴드경제=성기윤 기자] 동물권 단체가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로 만들어 동물들에게 먹이는 것을 금지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11일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은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에 음식물쓰레기 동물 급여를 전면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동물에게 부패한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는 것은 동물학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료로 쓴답시고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해오는 농장주가 톤당 7만원의 처리 비용을 받으며 배를 불리는 동안 개와 돼지는 동족의 살이 들었고 썩을 대로 썩어 허연 곰팡이가 그대로 드러나는 음식물 쓰레기를 먹을 수 밖에 없는 비극적인 삶을 살고 있다”면서 “음식물쓰레기를 끓여서 급여하는 것이 최소한의 규정이나 이마저도 지키지 않는 농가가 태반”이라고 비판했다.

윤나리 동물해방물결 공동대표는 “음식물쓰레기를 먹이는 건 동족의 살을 먹일 뿐 아니라 위생적인 문제도 있다. 동물학대일 뿐 아니라 전염병을 전파시킬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음식물쓰레기에 포함된 돼지 육류가 돼지에게 치명적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발병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의 참상을 먼저 겪은 스페인, 영국 등 국가들이 속한 유럽연합처럼 사람의 섭취에 부적합한 음식물 쓰레기는 열처리 여부에 상관없이 동물의 사료로도 쓰지 말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African Swine Fever, ASF) 돼지과 동물에게만 발병하는 전염성 질병으로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병된 사례는 없다. 하지만 한번 걸리면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돼지 농가에는 치명적일 수 있는 질병이다. 현재까지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게 최선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직접적으로는 감염된 돼지의 타액 등을 통해 비감염 돼지에게 전파된다. 간접적으로는 열처리 하지 않은 돼지고기 산물을 돼지에게 먹여서도 감염될 수 있다. 덜 조리된 돼지고기, 건조ㆍ훈연ㆍ염장 처리된 돼지고기, 혈액, 돼지에서 유래한 사체잔반 등을 돼지에게 먹이면 질병이 전파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북한에도 전파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정부는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국경을 넘어오는 게 분명해 보일 경우 즉각 사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관련 규정 정비에 나섰다. 환경부는 지난달 13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을 포함해 가축전염병이 발병하거나 발병의 우려가 있어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 음식물류폐기물을 해당 가축의 먹이로 직접 생산하여 급여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는 폐기물 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