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실형은 25%에 불과…나머지는 곧바로 사회 복귀 -10일 제95차 양형회의에서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신규 반영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카메라이용 성범죄 유포 피해자 2명 중 1명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체적인 처벌 수위가 낮아, 양형 기준을 세분화해 범죄의 경중을 따져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따르면 온라인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전국의 여성 온라인 성폭력 피해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카메라이용성범죄 유포·재유포 피해자 57명 중 자살을 생각한 비율은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 가운데 가장 높은 45.6%(26명)이었다. 이 가운데 실제 자살 계획을 세운 경우는 42.3%(11명), 자살 시도를 한 경우는 45.5%(5명)로 조사됐다. 단순 촬영피해자들도 3명 중 1명은 극단적 선택을 고려했다. 촬영 피해자 324명 중 111명(37.8%)이 자살을 고려했으며 이 중 37.8%(42명)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실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례도 33.3%(14명)에 달했다.

그러나 처벌 수위는 높지 않았다. ‘카메라 등 이용촬영죄 등 실태 및 판례 분석’ 결과, 2011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선고·확정된 판결 중 유포 범죄는 64건이었다. 이 가운데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사건은 26.56%(17건)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집행유예 32.81%(21건), 벌금 31.25%(20건), 선고유예 9.38%(6건)로 대부분 바로 사회로 복귀했다. 유포가 되지 않은 촬영범죄로 범위를 넓혀 보면 솜방망이 처벌 경향은 더욱 심각했다. 분석대상 판결 중 벌금형은 71.97%, 집행유예는 14.67%, 선고유예는 7.46%였다. 징역형은 5.32% 에 불과했다.

김영미 변호사는 “카메라등이용촬영에서 ‘유포’의 경우는 피해자의 피해가 매우 크기 때문에 단순한 ‘촬영’이나 다른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에 비해 판결을 함에 있어서 피해회복의 유무 등을 보다 엄격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회복이 되지 않았음에도 벌금형 등 지나치게 낮은 형을 선고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소속 양형연구회는 3일 열린 ‘디지털 성범죄와 양형’ 심포지움 결과를 오는 10일 제95차 양형회의에서 반영하고 향후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jin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