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한 창고에서 시작…실리콘밸리 창업스토리와 닮아 최고의 커피만을 고객에게 맛보게 하겠다는 창업철학 대중적 음료인 커피의 고급화, 전문화 견인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 2017년, 세계 최대 음료회사 네슬레는 미국의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의 인수를 발표했다. 당시 네슬레는 블루보틀의 지분 68%를 한화 약 4800억원에 사들였다.
네슬레의 인수로 블루보틀만이 갖고 있던 소위 ‘힙스터 감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블루보틀은 자신들만의 스토리텔링 방식을 고집하면서 여전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에 문을 연 블루보틀 매장 앞에 줄지어선 인파가 이를 방증한다.
커피 브랜드, 혹은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로서 블루보틀이 갖고 있는 이미지는 독보적이다. 지난 네슬레의 블루보틀 인수 당시 타임(TIME)지는 블루보틀에 대해 “블루보틀은 밀레니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데, 특히 이 회사의 설립자마저도 젊은이들에게도 확실히 어필할 수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루보틀의 설립자인 제임스 프리먼은 전문 클라리넷 연주자였다. 그는 음악과 관련한 한 스타트업에서 실직한 후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에 눈을 돌렸고, 2002년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블루보틀’을 탄생시켰다. 시작은 한 작은 창고였다. 완벽한 커피를 만들고 싶었던 프리먼은 최상의 로스팅을 위해 차고에서 콩을 볶았고, 이 열정은 최고의 커피만을고객에게 맛보게 하겠다는 오늘날 블루보틀을 관통하는 철학으로 이어진다.
뉴욕타임스(NYT)는 블루보틀의 설립 이야기와 관련, “블루보틀의 창업 스토리는 실리콘밸리에서 태어난 유명한 스타트업을 연상시킨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블루보틀이 ‘커피계의 애플’이라고 불리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로부터 약 15여년 만에 블루보틀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중 하나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프리먼은 블루보틀을 시작할 때 “로스터에서 48시간도 채 안 된 커피를 손님들에게 팔 것이며, 손님들은 최고 맛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가장 맛있고 책임감 있게 조달한 콩만 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들에게 좋은 커피를 끓이는 기술에 대해 교육함으로써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브랜드로서 블루보틀을 구축해나갔다. 블루보틀을 방문한 고객들은 세심하게 소싱된 콩으로 갓 로스팅한 커피를 제공받는다. 이어 잘 훈련된 바리스타들이 엄선된 커피로 음료를 제조하는데, 이 과정에서 바리스타들은 최고의 맛을 위해 무게와 타이밍까지 철저하게 고려한다.
고객들은 이 모든 단계를 거치면서 ‘블루보틀이 한 잔의 커피를 위해 모든 과정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고, 때문에 블루보틀은 최상의 커피 맛을 제공한다’는 일련의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여기에 심층적인 바리스타 훈련프로그램, 로스팅 가이드 등 각종 프로그램은 블루보틀만의 전문성을 더 각인시키는 역할을 했다.
한 외신은 “블루보틀은 과거 그저 음료에 불과했던 커피의 위치를 고급스럽고 전문적 식견이 동반되는 또 다른 분야로 이동시켰다”면서 “블루보틀은 ‘장인정신’을 불어넣은 커피가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