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옷 벗은 남성들이 길거리를 활보한다. 우스꽝스러운 소품을 몸에 붙이고 키치적인 ‘예술 테러’를 자행하는 모습이다. 성적 행위 혹은 종교적 의식(Ritual) 사이에서 예술과 금기를 농락하는 이들은 일본의 전위미술집단 ‘제로지겐(Zero Dimension)’의 예술가들이다.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가 오늘 개막했다. 그동안 민간에 위탁하던 것을 미술관 직영사업으로 전환한 후 첫 전시다. 이 다큐멘터리는 1960년대 예술조차 자본주의의 소도구로 소비되는 격동의 사회에 맞서 표현의 일회성을 고집해 온 제로지겐의 투쟁적 퍼포먼스를 담은 카토 요시히로의 ‘19금’ 영상물이다.
총 지휘를 맡은 영화감독 박찬경이 “문제적 전시 만들겠다”고 공언 했던대로 전관은 파격적인 작품들로 채워졌다. 등록되지 않은 역사, 대립과 분열의 냉전시대, 그리고 이를 증언할 수 있는 주체를 각각 ‘귀신 간첩 할머니’라는 타이틀로 담아냈다.
11월 2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