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경찰들도 새까맣게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조용하네요.”

미세먼지 기세가 한풀 꺾인 7일 이른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택 앞은 한산했다. 차 소리와 새 우는 소리가 종종 들릴 뿐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인근 빌라 관리인 윤모(79) 씨는 “작년 출두하던 날은 아주 엄청 났는데 어제 오늘은 조용하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는 현수막 걸고 확성기에 대고 소리치고 했는데 어제는 차타고 바로 들어가서 그런지 별 소리도 안들렸다”고 말했다.

뇌물ㆍ횡령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풀려나고 자택에서 맞이한 첫 아침. 이 전 대통령의 집 앞은 여느 조용한 주택과 다를 바가 없었다. 지난 해 마지막으로 집을 나설 때 지지자들이 모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드나드는 사람도 극히 일부였다.

법원이 보석 조건으로 외부와의 접촉을 일절 차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의 자택 2개의 출입구에는 각각 경찰이 한 명씩 배치됐고 대기인력 서너명 정도가 집 주변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경찰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배치 인력을 늘릴 계획이다.

오전 7시가 채 안된 이른 시각에는 평상복 차림의 50대 여성이 이 전 대통령의 집을 찾아 경찰에게 흰 비닐봉투를 전달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오전 6시30분부터 오전 7시30분까지 약 한시간 동안 경호처 직원 외에 집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없었다. 오전 8시께 검은색 카니발 차량이 이 전 대통령의 집에서 나왔지만 차량 창문이 커텐으로 가려져 있어 내부는 확인이 어려웠다.

20년째 이 동네에 살고 있는 이모(78) 씨는 “누가 들어가고 나가고도 안하는 것 같다. 풀려났다고는 하지만 몸도 아프고 한데 감옥보다 나을 게 뭐가 있겠냐”고 혀를 찼다.

성기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