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교수 ‘대기오염과 암의 사망 위험도’ 분석 -폐암뿐 아니라 간암, 대장암 등 모든 암 사망률 증가 -암 환자라면 미세먼지 심할 때 외출 자제해야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미세먼지 농도가 내일부터 다시 ‘나쁨’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어린이, 노약자 및 기저질환자의 건강에 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미세먼지는 폐암뿐만 아니라 모든 암에 영향을 줘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암 환자는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홍배 한양대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이용제 연세의료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지난 1999년부터 2017년 사이 대기오염과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에 대한 30편의 연구를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입자의 지름이 2.5µm이하인 초미세먼지, 10µm 이하인 미세먼지, 그리고 이산화질소가 10µg/m3씩 증가할 때마다 모든 종류의 암으로 인한 사망 확률이 각각 17%, 9%, 6%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오염 평균 농도, 암의 진행 단계, 포함된 논문의 방법적 질 수준, 조사 대상자의 흡연 상태 등으로 나누어 분석한 세부 연구에서도 장기간의 대기오염 노출에 따른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가 유의하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미세먼지는 폐암 사망률을 높일뿐만 아니라 다른 암 사망률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는 간암, 대장암, 방광암, 신장암을, 미세먼지는 췌장암, 후두암의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말기암으로 인한 사망률보다 조기암에서 사망률을 더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홍배 교수는 “대기오염원이 산화 스트레스 반응과 염증반응을 증가시키고 이에 따라 우리 몸의 유전자가 손상을 입을 수 있다”며 “이번 연구로 대기오염 노출이 축적되면 거의 모든 종류의 암 사망 위험성이 높아짐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의들은 호흡기질환을 가진 환자뿐만 아니라 초기 암 환자도 미세먼지 농도가 나쁠 때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유광하 건국대병원 진료부원장(호흡기알레르기내과)은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간 미세먼지는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지기 때문에 모든 암에 관여할 수 있다“며 ”미세먼지가 암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뇌졸중, 당뇨병 등 모든 질환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는 만큼 최대한 노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