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총수 초청 중기중앙회서 신년회 ‘기업’도 10회 거론… ‘북한’은 언급 없어 ‘한반도 평화’는 뒷부분서 경제와 연관 참석자들 “규제완화 흐름 이어졌으면…”
예상 밖이었다. 아니, 예상은 어느정도 했지만 그렇게 확 바뀔 줄은 몰랐다.
기업인과 자리를 한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화두를 ‘경제’로 내놨다. ‘북한’이 아니었다. 신년 인사에서 ‘경제’라는 단어를 25차례 언급했고, ‘기업’은 10차례 거론했다. ‘북한’이라는 단어는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지지율이 3일 다소 반등하기는 했지만, 내림세 추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쪽에 집중함으로써 집권3년차 동력을 살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실적 악화, 최저임금 인상, 기업 규제 등으로 국민 체감 경기가 점점 싸늘해지고, 이것이 집권동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국내 4대 대기업 총수를 초청하고, 청와대가 아닌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신년회를 연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신년회에 참석해 신년인사를 통해 “2019년은 정책의 성과들을 국민이 삶 속에서 확실히 체감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잘 되기를 바라며 특별히 경제인을 많이 모셨다”며 “기업, 노동자, 지자체,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2018년은 우리 경제와 사회 구조를 큰 틀에서 바꾸기 위해 정책 방향을 정하고 제도적 틀을 만들었던 시기였다”며 “2019년은 국민 삶이 고르게 나아지고 불평등을 넘어 함께 잘사는 사회로 가는 첫해로 만들겠으며, 그 모든 중심에 ‘공정’과 ‘일자리’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했다. 경제정책 틀을 전환한 것은 아니지만, 기업인들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면서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신년사에는 ‘경제’를 25회나 언급한 것은 상징성이 커 보인다. 그만큼 대통령으로서도 체감경기를 살리고, 민심을 다시 얻는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반면 ‘북한’이라는 단어는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평화(9회), 공정(3회)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경제’ 언급이 3회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해 신년사에선 ‘평화’는 6회, ‘북한’은 4회 언급했다.
이날 신년회에 참석한 한 재계 인사는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를 강조한 이유는 민생경제의 부진이 장기화되면 여러가지 국정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규제 완화 등의 흐름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기업’이라는 단어를 10회나 언급, 기업인들에게 기대감을 갖게 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의 혁신과 함께 하겠다”며 당장 기업 활동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내놨다. 문재인정부가 출범 이후 ‘적폐청산’이나 ‘북한’ 등에 무게중심을 두고 기업관련 정책이 우선 순위에서 밀리며 경제가 위축됐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동안 정부에서 강조해온 ‘소득주도성장’ 기조에 변화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지난해 신년기자회견 맨 앞자리를 차지했던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단어는 올해 신년사에서 아예 빠졌으며 대신 ‘경제 혁신’, ‘기업’ 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소득주도성장의 기조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대통령의 여러가지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 경제 기조가 변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새해에도 정책기조는 그대로 간다”며 선을 그었다. 민생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기업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는 현실에 맞게 수정, 보완해나가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반도 평화 문제는 신년사 뒷부분에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면 평화가 번영을 이끄는 한반도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마저도 경제문제와 연관을 짓고는 “평화가 우리 경제에 큰 힘이 되는 시대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년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총괄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4대 그룹 총수가 대통령 행사에 참석한 것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강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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