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에 올라온 술방 관련 영상들.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에 올라온 술방 관련 영상들.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도넘은 ‘술방’들…방송 제재 올해만 29건 -인터넷 방송은 ‘제재 방법’도 불명확해 -전문가 “시청자 악영향 줄 수 있다” 우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첫잔을 무엇으로 드실 건가요.”

“저는 첫 잔을 순수하게 맥주 한 잔 먹고…” “이게 (술)꾼의 길이죠.” (tvN 인생술집 中)

#. ’두 번째 소주 입장이요.‘ … ’다이아몬드 소주‘, ’그 영롱함에 감탄한 노예 12년차‘ (SBS 미운우리새끼 자막 中)

인기 연예인, 연기파 배우들이 게스트로 등장한다.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안주삼아 고정출연자와 게스트들이 이야기를 나눈다. 술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는다. “술이 달다”, “제일 맛있다”며 음주가 미화된 표현들도 쉽게 등장한다. 최근 지상파와 케이블TV, 인터넷방송을 가리지 않고 퍼지고 있는 ‘술방(음주 방송)’의 일반적인 형태다.

연말을 맞아 음주로 인한 각종 사회적인 문제들이 물의를 빚으면서, 음주에 대한 경각심 재고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되고 있다. 자연스레 술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 방송이 음주를 조장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방송내용들은 위 사례처럼 음주를 웃음에 포장해 ‘유희’로 소개하고 있다.

28일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28조(건전성)에 따르면 음주와 관련된 내용을 미화 조장하는 경우, 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 조치를 받을 수 있다.

방심위 한 관계자는 “음주와 관련된 내용을 미화 조장할 경우에 문제를 제기한다”면서 “단순한 술자리 모임을 방송하는 게 아니라, 술잔을 부딪친다든지 하는 행동ㆍ음주를 조장하는 방송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제재는 끊이질 않는다. 올해는 29건의 제재가 이뤄졌다. 지상파 2건, 종편 2건, 케이블 25건 등이다.

실제 방송된 횟수는 그 이상이다. 인생술집은 6차례나 제재를 받았는데 그동안 TV를 통해 9차례나 재방송됐다. 같은 영상이 tvN과 OtvN, 올리브네트워크에서 여러번 송출됐기 때문이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도 지난 1월 방송분이 제재를 받았는데 MBC 에브리원과 드라맥스 등을 통해 4차례 추가 송출됐다.

인터넷 방송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제재마저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방심위 통신 담당 관계자는 “인터넷ㆍ게임ㆍ(인터넷) 방송은 방송심의규정과는 달리 음주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면서 “통상적으로 과도한 음주 뒤에는 욕설같은 폭력성ㆍ음란성ㆍ범죄정보 등이 노출되는 만큼 이를 통해 엄중히 규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방송에서는 술을 마시는 것만으로는 규제 대상이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 유튜브와 아프리카, 트위치 등에서는 크리에이터들이 만취한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 다반사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 ‘술방’을 검색하면 고주망태가 된 크리에이터들의 모습이 썸네일 형식으로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술방이 시청자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시청자에게 술을 조장하는 형식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방송에 쉽게 노출되는 청소년, 방송을 통한 정보 획득에 익숙한 계층일수록 영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손애리 삼육대 보건관리학과 교수는 “특히 여성과 청소년들이 방송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실제 연구 결과 술 마시는 방송을 볼 경우, 혼자 술을 마시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