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예능인이 안방극장의 웃음을 책임졌다. 특히 방송가에 다양한 콘셉트의 관찰 예능이 꾸준히 등장하면서 이를 통해 솔직한 모습을 보여준 예능인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런가 하면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준 예능인도 있었다. 2018년, 눈부신 활약을 보여준 예능인 다섯 명을 꼽았다.
■ ‘전참시’로 전성기 2막 연 이영자, ‘밥블레스유’로 날개 달았다문자 그대로 ‘영자의 전성시대’를 누렸다. 현재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 올리브 ‘밥블레스유’ JTBC ‘랜선라이프-크리에이터가 사는 법’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 ‘볼 빨간 당신’에 출연 중인 이영자 얘기다. 고정 멤버로 활약하는 프로그램을 나열한 것만으로 2018년 이영자의 인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알 수 있다.그 선두에 ‘전참시’가 있다. 연예인과 매니저의 일상 생활을 보여주는 ‘전참시’에서 이영자는 식사시간마다 매니저에게 맛집을 알려주고 메뉴를 추천하며 음식을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팁을 제공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자미식회’라는 말이 생겨나는가 하면 시민들 사이에 이영자가 칭찬한 음식점을 따라가보는 게 유행이었을 정도다. 이에 이영자는 먹방과 고민 해결 토크쇼를 결합한 ‘밥블레스유’에 합류하며 기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밥블레스유’에서 역시 이영자의 남다른 맛 표현이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한다는 평가다.이영자는 지난 7월 인물 부문 ‘2018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받았다. 개최를 앞둔 KBS와 MBC의 방송연예대상 후보에도 올랐다. 의미가 남다르다. 1991년 MBC 개그콘테스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거의 쉬지 않고 활동해온 그다. 그동안 이영자의 역할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그쳤다. 그런 그가 데뷔 27년 만에 주인공이 됐다. 과연 연말 시상식에서도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아는 형님’ 강호동의 몰랐던 면모, ‘섬총사’ ‘대탈출’로 보여줬다JTBC ‘아는 형님’의 맏형 강호동은 종종 게스트의 폭로 대상이 된다. 과거 강호동이 진행했던 SBS ‘스타킹’에 출연했다가 예능 기피증을 얻었다는 연예인들이 적잖아서다. 자칭 피해자들은 당시 열정이 지나쳐 다소 과격하기까지 했던 강호동의 진행 스타일이 무서웠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를 듣고 있는 오늘날의 강호동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시청자들이 강호동을 재발견하게 된 배경이다. 씨름 출신다운 든든한 풍채,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듯 커다란 목청 등 몸으로 웃기던 강호동은 이제 없다. ‘아는 형님’에서 강호동은 전 출연진을 통틀어 가장 애교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 뿐만 아니다. 올해 강호동은 섬 생활기를 그린 올리브의 ‘섬총사’나 방탈출 게임을 포맷으로 만들어진 tvN의 ‘대탈출’ 등 신선한 감각이 돋보이는 예능에 연달아 출연했다. 이를 통해 젊은 후배들과 호흡하며 한층 유해진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배우의 연기 스타일이나 가수의 창법이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 것처럼 예능인도 오랜 시간 고수해온 진행 방식을 스스로 탈피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강호동의 변화가 더욱 뜻깊은 이유다. 강호동은 앞서 1년간 공백을 가진 적이 있다. 복귀 후 강호동의 재기가 불가능하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강호동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리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강호동은 이 같은 선입견을 보기좋게 깨부쉈다. 그런 의미에서 2018년은 우리가 잘 ‘아는 형님’이라고 여겼던 강호동의 반전 매력을 체감하는 한 해였다.
■ 연예계 1인 미디어 시장 개척한 송은이, ‘옥문아’‘코인법률방’ 종횡무진2018년 방송가 화두는 ‘1인 미디어’였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네티즌들의 자체제작 콘텐츠가 성행하면서 관련 시장의 규모도 커졌다. 일찍이 이 같은 트렌드를 캐치한 인물이 바로 송은이다. 지난해 동료 코미디언 김숙과 함께 팟캐스트 ‘비밀보장’을 만든 송은이는 ‘1인 미디어’가 방송가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밥블레스유’가 대표적이다. 송은이는 방송인으로서 시청자와 직접 소통하고 그들을 위로하는 예능을 만들고자 했다. 그가 팟캐스트라는 인터넷 개인 방송에 눈을 돌린 배경이다. 주목할 점은 송은이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는 것. ‘공감’과 ‘소통’이라는 1인 미디어의 장점과 TV 방송이 가진 파급력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그 결과물로 ‘밥블레스유’를 내놓았다. 이를 위해 올리브의 황인영 PD와 손잡은 송은이는 최화정·이영자·김숙·장도연 등 전 출연진을 여자들로만 구성해 진정한 의미의 ‘여성 예능’을 탄생시켰다. 콘텐츠 기획자로 두각을 나타낸 송은이는 연기자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 중이다. 현재 ‘전참시’ KBS Joy ‘코인법률방’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에 고정으로 출연하고 있다. ‘전참시’에서는 관찰 예능의 보는 맛을 더하는 패널로서, ‘코인법률방’에서는 법률 지식과 관련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와주는 조력자로서,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의외의 허당 면모로 웃음을 자아내는 코미디언으로 각각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미디언으로만 구성된 걸그룹 셀럽파이브를 통해 음악 팬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 ‘나 혼자 산다’부터 ‘짠내투어’까지… 박나래의 인간美박나래는 호감형 연예인의 대표주자다. 인기의 시작은 2015년 tvN ‘코미디 빅리그’였다. 본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짙은 분장을 하고 영화 속 인물을 패러디하며 화제를 모았었다. 당시 대중은 무대 위에서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박나래에 환호를 보냈다. 박나래의 개그 방식은 분명 남다른 의미를 가졌다. 철저히 자신만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다. 그는 타인을 비하하며 웃기지 않는다. 이는 코미디계 고질적인 병폐에서 벗어난 행보다.박나래의 이 같은 매력은 올해 특히 두드러졌다. MBC ‘나 혼자 산다’나 tvN ‘짠내투어’ ‘풀 뜯어 먹는 소리’ 등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덕분이다. 이를 통해 공개된 일상 속 박나래는 타인을 배려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임을 보여줬다. 결혼을 앞둔 친구를 위해 직접 만든 웨딩 드레스를 선물하거나(‘나 혼자 산다’) 여행 중 동료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짠내투어’) 허리 부상에도 농사 일을 멈추지 않는 열의(‘풀 뜯어먹는 소리’)에서 박나래의 선한 매력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다 웃기기까지 한다. 올해만 10개의 예능에 출연했던 박나래는 어디서든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적재적소에 터지는 애드리브와 재치있는 입담으로 프로그램마다 웃음을 책임졌다. 이에 올해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박나래의 대상 수상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과연 지난해 최우수상을 받은 박나래가 올해에는 대상의 영예를 안으며 MBC 사상 17년 만의 여자 연예대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 백종원, ‘골목식당’ 멘토에서 인생의 스승이 되다요리 연구가 겸 CEO, 혹은 배우 소유진의 남편… 백종원을 수식하는 표현은 많다. 그 중에서도 올해의 백종원이 보여준 행보는 ‘예능인’에 가깝다. 이전부터 자신의 경험을 살려 음식 관련 프로그램에서 출연했던 백종원이지만 올해의 활약은 특히 남달랐기 때문이다. 먼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골목식당’은 전국 곳곳의 죽어가는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백종원이 솔루션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여기서 백종원은 ‘골목식당’ 사장들의 멘토이자 예능인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맛집에는 칭찬과 감탄을, 준비가 부족한 가게에는 날카로운 촌철살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사이다’를 동시에 선사하는 것이다.이 과정에서 백종원은 ‘골목식당’의 멘토를 넘어 인생의 스승이 되기도 한다. 홍은동 포방터 시장 편의 홍탁집 아들과의 만남이 대표적인 예다. 백종원은 노모에게 가게 일을 맡겨두고 다소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던 홍탁집 아들의 개과천선을 이끌어내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실제로 ‘골목식당’ 제작진에 따르면 백종원은 여태 만난 사장들과 사적인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사비를 들여 도움을 주기도 한다. ‘골목식당’이 추구하는 리얼리티에 진정성을 더해주는 대목이다. 이에 ‘골목식당’은 최근 자체 최고 시청률 8.6%를 돌파하며 동 시간대 인기 예능인 MBC ‘라디오스타’를 제쳤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SBS의 효자 예능이 된 셈이다. 백종원에게 ‘프로 예능인’이라는 표현을 붙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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