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말뿐 초대단장 사임후 3개월째 공석

4차 산업혁명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스마트공장 보급 및 고도화 사업 등을 총괄해온 민관합동 스마트팩토리추진단(추진단)의 기능이 올스톱됐다.

추진단의 인사와 예산 등을 담당할 주무부처 이전 작업이 지체되며 단장 자리가 3개월 넘게 공석이다. 이에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은 착수조차 못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추진단의 주무부처가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로 변경될 예정인 가운데 중기부는 향후 추진단을 다른 조직과 통폐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추진단 출범 때부터 단장 자리를 맡아온 박진우 서울대 교수가 지난 8월 사임했지만, 추진단은 후임 인선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소속으로 파견 근무를 하고 있는 배경한 부단장이 현재 비공식적으로 단장 대행 역할을 맡고 있다.

추진단은 2015년 6월 ‘제조업 혁신 3.0 전략’의 일환으로 출범됐다. 추진단은 스마트공장 보급ㆍ확산 사업과 스마트공장 관련 기술개발 방향 제시, 표준ㆍ인증 등을 총괄하기 위해 설립됐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스마트공장의 역할과 위상은 한층 높아진 가운데 최근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상용화가 시작된 5G(5세대 이동통신)의 ‘1호 고객’으로 지목되며 스마트공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부 역시내년 스마트공장 관련 연구개발 지원액을 올해보다 3배, 기업 구축비용 지원은 2배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스마트팩토리추진단은 후임 단장 선임은 물론 내년 사업계획 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추진단은 산업부, 중기부 등 관련 부처의 ‘정책 방향’이 명확해진 후에야 사업계획을 짤 수 있다는 모호한 입장만 밝히고 있다.

추진단 관계자는 “주무부처의 정책과 인사 등에 대한 의사결정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산업부와 중기부는 추진단 ‘조직 이관’을 논의 중이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때부터 중기부에서 추진단 예산을 집행하고 있지만 추진단은 여전히 산업부 산하기관이다. 인사 등 조직 운영 권한이 아직 중기부로 넘어가지 않은 상태다. 중기부는 이관 작업이 완료될 경우 추진단을 다른 조직과 통폐합한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관은 이미 결정된 사안으로 연내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관이 완료되면 기술정보진흥원 등 중기부 산하기관 중 업무가 중복되는 곳과 추진단을 합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직 이관은 협의 중으로, 이관 작업이 완료돼야 후임 단장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