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연료 등유 16%, 쌀값 24% 급등…체감물가 안정책 시급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경기가 부진하고 서민들의 소득이 감소하면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물가까지 2개월 연속 2%를 기록하면서 서민들의 경제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절대적인 수치로 보면 물가 상승률이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지만, 소득이 감소하고 있는 서민층으로선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서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품목들이 줄줄이 올라 대책이 시급하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서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농산물(전년동월대비 14.4%)과 석유류(6.5%), 개인서비스(2.5%) 등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신선식품 물가지수는 10월(10.5%)에 이어 11월(10.4%)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구입빈도와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측정하는 생활물가는 지난달 2.1% 올라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가운데 쌀값이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1년 전보다 23.8% 올라 올 연초 이후 20~30%대의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현미 가격은 이보다 더 큰폭인 25.5%의 상승세를 보였고, 토마토(44.4%), 파(35.6%) 가격도 크게 올랐다. 반면에 달걀(-14.3%), 돼지고기(-4.4%)를 비롯한 축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1.5% 하락했고, 수산물은 고등어(-6.3%) 가격의 안정 등으로 3.0% 오르는 데 그쳤다. 양파(-27.4%), 오이(-8.9%), 마늘(-5.6%) 등은 출하량 증가 등에 힘입어 비교적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유류세 인하에 따라 경유는 9.1%, 휘발류는 5.1% 올라 상승폭이 전월(13.5%, 10.8%)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 제외된 등유는 16.4%나 급등했다. 2011년 12월 19.0%를 기록한 후 6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등유는 서민들이 많이 쓰는 유종으로 난방용 등유에 대해선 정부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등유 가격이 이처럼 크게 오르면서 추가지원 논란이 심화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도 예산 지원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초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많이 받았던 개인서비스 부문에서는 가사도우미료가 11.4% 급등한 것을 비롯해 해외단체여행비(5.6%), 공동주택관리비(4.0%), 구내식당식사비(3.3%), 외식(2.5%)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에 정부 지원이 확대된 학교급식비(-22.8%)와 병원검사료(-14.7%) 등이 큰폭으로 내렸다. 전세는 1.0% 올랐고, 월세는 0.4%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2.0%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0%)와 부합하는 것으로 절대 수치로는 높은 수준이 아니다.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하고 소득이 증가한다면 이 정도 물가는 경제에 플러스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서민계층이다.
서민층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2%대 물가는 서민들에게 ‘이중고’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통계청의 올 3분기 가계소득 집계를 보면 소득 최하위 20%인 1분위 소득은 1년 전보다 7.0% 감소했고, 하위 20~40%인 2분위 소득은 0.5% 줄었다. 반면에 최상위 20%인 5분위 소득은 8.8% 증가했고, 상위 20~40%는 5.8% 증가했다. 중위층인 소득 40~60%의 3분위 소득은 2.1% 늘었다.
기재부는 이와 관련해 “소비자물가는 물가안정 목표인 2% 수준이지만, 폭염 여파와 국제유가 강세, 기저효과 등이 작용하며 1~8월에 비해 다소 높은 상승률을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가격 상승 농산물을 중심으로 정부 비축물량 방출 등 수급ㆍ가격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국제유가 하락분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업계와 협력 및 생활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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