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7명 징역형… 2명에 ‘집행유예’ 선고 -주요 가담자 1명 만 14세 미만 ‘소년부’ 行 -피고 ‘소년범’ 이유로 양형기준 적용 안돼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피고인(중고생 9명)들은 또래 고교생을 감금하고 노래방과 서울 관악산 생태공원 인근 야산 등지에서 집단폭행하고 성추행했다. 이틀간 피해 여고생의 신체를 담뱃불로 지지거나 입에 담뱃재를 털어넣고, 산비탈 아래로 굴려 떨어뜨렸다. 극심한 가혹행위로 폭행에 사용하던 빗자루는 부러졌다. 이들 일당은 여고생의 옷을 벗기고, 이를 거부하자 성추행하는 잔혹함도 보였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또 피해자에게 “하루 3번씩 조건만남을 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실제 성매매 알선자와 접촉했으나 피해자가 가까스로 가족과 연락해 탈출하면서 미수에 그쳤다.
여고생 피해자가 피고인 박 모 양(14)과 원한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박 양은 자신의 지인들에게 “(피해자가 자신의) 전 남자친구에게 꼬리를 쳤다”면서 피고인들을 모아 범행을 저질렀다.
검찰이 파악한 ‘관악산 집단폭행사건’으로 알려진 성폭행ㆍ폭행 사건의 전말이다. 여기에 대해 재판부는 ‘징역형’의 판결을 내렸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강혁성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가해학생 중 주동자로 알려진 박 양에게 장기 7년, 단기 5년의 징역형, 박 양과 함께 구속기소된 4명에게는 장기 4년~3년 6개월, 단기 3년6개월~3년의 징역을 선고했다. 이들은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을 이수해야하며, 3년간 아동ㆍ청소년기관에 취업도 제한된다.
나머지 불구속기소된 가담자 2명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장기와 단기로 형이 나눠지는 것은 이번 재판이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부정기형’이기 때문이다. 단기형을 채운 청소년 수감자는 교정당국의 평가에 따라 조기 출소할 수도 있다.
검찰은 앞선 2차례의 공판에서 9명의 피고인에게 범죄 가담 정도에 따라 장기 최대 8년에서 단기 최대 5년형을 구형했다. 검찰의 구형이 어느정도 판결에 반영이 됐다는 중론이다.
하지만 이들 9명 일당의 폭행잔혹성이 국민적인 공분을 샀고, ‘소년법 폐지’ 여론에도 불을 붙였던 만큼 재판부의 판결에는 여론의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 주요 가담자 중 1명인 B양은 나이가 만 14세 미만인 상황이라 이번 재판에 포함되지 않았다. 촉법소년으로 분류된 B양은 서울북부지검에서 수사를 마친 후 가정법원 소년부로 넘겨졌다.
아울러 재판부 판결에서는 “피고인들이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양형기준상 권고형’이 적용되지 않았다. 양형기준은 법관의 자의적인 판단을 막기 위해, 범죄 유형별로 지켜야 할 형량을 대법원이 규정해둔 경우를 의미한다. 소년범죄의 경우 피고인들은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피고인들은 소년법을 의식한 듯한 모습을 수차례 보였다. 피고인들은 범행 후 ‘길어야 소년원 2년’이라는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소년법 폐지하라고 해요. 벌 좀 제대로 받게요”라고 수사과정에서 수사관들을 도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