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원장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 했지만… -수수료 무료정책 10여곳 중 점검대상은 단 3곳 -그나마 실사 조사없이 담당자 면담 수준…신용이자 부문은 파악도 안돼
[헤럴드경제=윤호 기자]국내 증권업계의 과다한 주식수수료 무료정책 경쟁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점검이 ‘장님 코끼리 만지기’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월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증권사들의 거래수수료 무료 경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윤 원장은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의 “증권사들이 금융서비스 질의 개선은 등한시한 채 이자수익에만 몰두하고 있다. 본질과 벗어난 수익을 추구하다가 결국에는 투자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 동의를 표하면서, 향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금융당국 수장까지 나섰지만 금감원의 이후 점검은 코 한번, 다리 한번, 꼬리 한번 만져보고 전체 코끼리 형상을 파악한다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가 따로 없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담당자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이 무료 수수료 정책에 대해 점검한 증권사는 KB증권, 신한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단 세 곳에 불과했다. 금감원장의 발언을 전후로 수수료 무료정책을 내놓은 증권사에 대한 언론보도를 찾아본 결과라는 전언이다.
하지만 수수료 무료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증권사는 물론, 수수료 이벤트를 시행했던 전사를 대상으로 점검하는 게 지극히 타당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욱이 당시부터 현재까지 NH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은 주식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를, 하이투자증권은 ‘100년 무료’를 내걸고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도 적용 기간과 조건만 다를 뿐 주기적으로 수수료 무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주식 매매수수료에 대해 1년 무료정책을 펴고 있었을 뿐인데도 금감원의 점검대상으로 선정돼 의아함을 자아낸다.
금감원의 점검 수준도 구체적인 실사조사를 하지 않고 해당 증권사 담당자를 불러 면담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보니 점검 결과도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니터링하면서 우려되는 부분은 확인했다. 무료 수수료로 신규고객을 유치한 반대급부로 다른 고객의 수수료를 높이는 등 비용을 전가한 사례는 없었다”면서도 신용융자 금리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금리를 전반적으로 높인 증권사가 있는가”라고 오히려 되물었다.
이 관계자는 수수료 과다경쟁에 대한 조사를 단 세 개 증권사만을 대상으로 한 데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면서 “그동안 국감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향후 추가적으로 조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장의 국회발언 자체가 경솔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수수료 부문은 자율에 맡겨져 있어 현행 법규 등을 고려보면 금감원이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금감원장이 명확하게 문제되는 사항이라고 발언하기 위해서는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