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시브 펀드 설정액 10월 중 액티브 펀드 첫 추월 - 지수 내 종목 일괄 거래하는 ‘바스켓 매매‘ 위험성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증시 지수 움직임을 따라 투자하는 패시브(인덱스) 펀드 설정액이 액티브 펀드 설정액을 뛰어넘었다. 대세를 따라 일괄적으로 종목을 사고파는 전략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패시브 펀드 설정액은 29조1505억원으로 27조 4552억원으로 집계된 액티브 펀드 설정액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패시브 펀드에는 이후 1년여만에 9조원이 더 몰렸다. 낮은 보수와 실시간 단타 매매가 가능한 높은 접근성을 자랑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패시브 펀드 내 비중이 80%에 육박했다.

패시브 펀드는 수익률 측면에서 액티브 펀드를 압도했다. 패시브 펀드의 3년간 평균 수익률은 2.93%로 집계됐다. 반면 최근 3년간 액티브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52%에 불과하다. 펀드매니저에게 경쟁력 있는 종목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내도록 평균 1% 초반의 총보수를 쥐어줘도 지수따라 수동적으로 투자하는 것보다 손해라는 얘기다. 이진영 NH아문디자산운용 본부장은 “공모펀드가 사모펀드에 비해 시장 대응력이 떨어지고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 개인의 펀드 투자전략은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를 통해 지수 방향성에 베팅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록 단기 매매차익을 노린 스마트 머니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패시브 투자전략의 비중이 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대부분 패시브 펀드는 다수의 종목을 대량으로 일관 매매하는 바스켓 매매 기법을 활용한다. 오르내리는 지수를 추종하려면 해당 지수에 편입된 종목을 비중에 따라 일괄적으로 사고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과정에서 같은 지수에 편입된 종목 간 높은 동조화 움직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증권관리위원회(IOSCO) 역시 바스켓 매매와 같은 알고리즘 거래로 인해 시스템 리스크가 다른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액티브 펀드 자금이 줄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흐름을 견제할 세력이 사라졌다는 점도 증시 변동성을 높이는 이유로 꼽힌다. 국회에서 열린 증시 대진단 정책토론회에서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신흥국 시장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외국인이 MSCI 신흥국 지수에 포함된 한국 주식을 기계적으로 매도하는 상황이고 중국 본토 A주가 신흥국 지수에 편입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더 심해진 측면이 있다”며 외국인 자금을 대체할 투자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계의 자금을 모아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할 자산운용업계가 액티브 펀드에서 점유하는 비중이 3% 미만에 불과하고 그나마 2014년 이후 줄곧 순매도를 하는 상황”이라며 “국내 투자자 중에는 사실상 연기금만 주식을 사고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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