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면세점 개장 계기로 본격 사업다각화 -“한류콘텐츠 접목…면세점 강남시대 열겠다” 포부 -최근 한화L&C 인수 등 백화점위주 탈피 종종걸음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건축자재 전문기업 한화L&C 인수에 성공한 데 이어 11월 첫날 면세점을 오픈하는 것을 계기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본업인 백화점만으로는 회사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신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려는 포석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층부터 10층까지 총 3개층에 1만4250㎡(약 4311평) 규모로 오픈했다. 지난 2016년말 특허를 취득했으나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개점 시한을 두 번이나 미뤘다. 꼬빡 2년만에 문을 연 면세점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롯데, 신세계 등 대형 유통사 가운데 가장 늦게 발을 들였지만 그만큼 차별화에 공을 들였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오픈함으로써 ‘강남 면세점’ 대전은개막됐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3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40년 간 이어져온 강북 위주의 시내 면세점 판도를 바꿀 것을 예고했다.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강남지역의 풍부한 인프라와 차별화된 관광 콘텐트를 활용해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면세점을 구현하고 면세점 강남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했다. 소공동ㆍ장충동 등 강북지역에 집중됐던 면세점 이용객을 강남으로 끌어와 새로운 면세점 클러스터를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동 코엑스 단지는 전시컨벤션센터ㆍ특급호텔ㆍ카지노ㆍ쇼핑몰ㆍSM타운 등이 밀집해 있어 한류 관광객을 유치하기에 적합한 장소다.

아울러 차별화된 브랜드와 체험 공간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구찌ㆍ버버리ㆍ페라가모 등 국내외 브랜드 420여개를 입점시키고, 각 층을 테마에 맞게 꾸몄다. 8층은 럭셔리, 9층은 뷰티&패션, 10층은 한류 콘셉트로 구성했다. 9층에는 슈에무라, 랑콤 등 로레알그룹 브랜드의 ‘메이크업 스튜디오’, 라프레리의 ‘스파룸’ 등 다양한 제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체험존’을 설치했다. 황 대표는 “2019년까지 매출 6700억원, 2020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1호점이 안착되면 이후 인천국제공항과 해외매장으로도 면세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오픈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의 사업 다각화도 점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내부.   [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오픈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의 사업 다각화도 점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내부. [제공=현대백화점]

이처럼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까지 품에 안으면서 유통(현대백화점ㆍ현대홈쇼핑), 패션(한섬), 식품ㆍ생활(현대그린푸드ㆍ리바트), 여행ㆍ관광(현대드림투어) 등을 아우르는 종합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가 확실한 사업에만 투자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의 내실형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유통 ‘빅3’ 중 가장 ‘정적인 기업’으로 꼽혔다. 하지만 2012년부터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인수합병(M&A), 신사업 투자 등을 본격화하며 핵심사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패션기업 한섬(2011년), 가구업체 리바트(2012년), 중장비업체 에버다임(2015년), SK네트웍스 패션부문(2016년), 딜라이브 서초권역(2018년) 등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한 기업들은 신사업 진출의 발판이 됐다. 최근에는 건자재 기업 한화L&C까지 인수하며 또다시 사업 확장의 고삐를 당겼다.

이처럼 현대백화점그룹이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은 외연 확장이 어려워진 백화점 사업을 대체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사업 영역 다각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토대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할 것으로 보인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그룹은 보수적인 경영전략과 투자로 현금성자산이 축적되는 구조”라며 “전방산업인 유통시장이 정체기를 겪게됨에 따라 신규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