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구속된 후 연 이틀 검찰 조사 -양승태ㆍ전직 대법관들 내달 조사할 듯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검찰이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거래 의혹 핵심 인물인 임종헌(59ㆍ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하면서 양승태(70ㆍ2기) 전 대법원장 등 ‘윗선’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은 29일 오전 임 전 차장을 불러 조사한다. 전날에 이어 연 이틀째 조사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진술을 검토한 뒤 조만간 차한성(64ㆍ7기), 박병대(61ㆍ12기), 고영한(63ㆍ11기) 전 대법관에 대한 대면 조사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영장청구서에 공모관계로 기재된 만큼 전직 대법관 3명은 물론 양 전 대법원장도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될 전망이다.
27일 새벽 2시 구속 수감된 임 전 차장의 1차 구속 기한은 11월 5일 만료된다. 한 차례 연장해도 최장 15일까지로, 검찰은 그 전에 임 전 차장을 기소해야 한다. 양 전 대법원장과 전직 대법관들을 일괄적으로 기소하기 위해서는 향후 2주 안에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칠 필요가 있다.
다만 임 전 차장이 ‘윗선’의 묵인 내지 지시를 진술할 지가 변수로 꼽힌다. 임 전 차장의 변호인인 황정근(57ㆍ15기) 변호사는 27일과 28일 연이어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법리보다는 정치적 고려가 우선된 부당한 구속”이라며 “검찰 수사에 일절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장심사 결과에 불복해 구속적부심을 신청하는 방안을 임 전 차장과 상의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임 전 차장은 구속 전 4차례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도 혐의 대부분을 부인해왔다. 대법원이 재판과 인사 자료 등 핵심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 전 차장의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재판 거래’ 의혹을 밝히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임 전 차장은 법원행정처에서 2012년 8월부터 2015년 8월까지는 기획조정실장, 2017년 3월까지는 차장으로 재직하며 사실상 사법행정 업무를 총괄했다. 이 기간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에게 재판 개입 문서를 부당하게 지시했다는 등의 이유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받아 구속됐다. 임 전 차장 개별 범죄 사실은 30개에 달하며 구속영장 청구서 분량은 230여 쪽에 달한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재임하며 특정 성향의 판사들을 뒷조사하도록 하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관심을 가질 만한 재판을 왜곡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숙원 사업인 ‘상고법원’ 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협조를 받기 위해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차 전 대법관과 박 전 대법관은 2013~2014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낸 소송 판결을 지연하려는 목적으로 김기춘(79)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삼청동 공관에서 만나 대책을 논의한 정황이 드러났다. 고 전 대법관의 경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소송과 부산 법조비리 은폐 사건 등에 개입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