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내일 ‘배상책임’ 두번째 판단 재판 거래의혹 핵심 ‘초미의 관심’ 배상책임 인정돼도 집행은 험난 검찰, 양승태 등 내달 조사 전망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청와대와 ‘재판 거래 의혹’이 일었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사건에 대한 두 번째 대법원 판단이 내일 나온다. 2012년 일본 기업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기존 결론이 유지될 경우 한·일 양국간 외교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30일 오후 2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여운택 씨 등 4명이 일본의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재상고심 선고기일을 연다. 처음 소송을 낸 지는 13년 만이고, 배상책임을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6년 만에 내려지는 결론이다.

이번 판결의 쟁점은 신일본제철이 여 씨 등에 대한 배상책임을지지 않는다는 일본 법원 판결이 국내에서 효력이 있는지 여부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2003년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 결론을 확정했다. 하지만 여 씨 등이 우리 법원에 낸 소송에서 대법원은 2012년 “일본의 불법적인 지배로 인한 법률관계 중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은 그 효력이 배제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이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구제의 길을 열어줌과 동시에 사법주권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일본 기업의 책임을 인정한 기존 결론이 유지되더라도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배상이 이뤄지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뒤따를 전망이다. 신일철주금은 일본 기업이기 때문에, 우리 대법원이 최종 판결을 내리더라도, 신일철주금 측이 일본에서의 승소 판결 내세워 배상을 거부하면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우리 대법원이 일본 법원에 ‘강제집행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할 수는 있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본 법원이 스스로 자신들의 판결이 잘못됐다고 자인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선고 결과가 양국간 외교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는 30일 우리 대법원이 강제징용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릴 경우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양국 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외무성은 우리나라 법원에서 일본 기업의 패소가 확정될 경우 1965년 한일청구권·경제협력협정 위반으로 ICJ에 제소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가 대법원과의 ‘거래’를 통해 사건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의혹이 불거저 검찰이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29일 오전 임 전 차장을 불러 조사하고 진술 내용을 검토한 뒤 조만간 차한성(64ㆍ사법연수원 7기), 박병대(61ㆍ12기) 전 대법관에 대한 대면 조사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영장청구서에 공모관계로 기재된 만큼 전직 대법관 3명은 물론 양승태(70ㆍ2기) 전 대법원장도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될 전망이다. 차 전 대법관과 박 전 대법관은 2013~2014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낸 소송 판결을 지연하려는 목적으로 김기춘(79)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삼청동 공관에서 만나 대책을 논의한 정황이 드러났다. 27일 새벽 2시 구속 수감된 임 전 차장의 1차 구속 기한은 11월 5일 만료된다. 한 차례 연장해도 최장 15일까지로, 검찰은 그 전에 임 전 차장을 기소해야 한다. 양 전 대법원장과 전직 대법관들을 일괄적으로 기소하기 위해서는 향후 2주 안에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칠 필요가 있다.

좌영길·유은수 기자/jyg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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