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미디어 앰비션 도쿄

준지 타니가와 JTQ 창립자

배치된 요소들 무게 비교하고 균형 계산 여러 악기 어울린 오케스트라와 비슷

2002년 도쿄서 공간컨설팅사 JTQ 설립 설치미술부터 기업브랜드 컨설팅까지 진행 “내 역할은 다양한 소통 플랫폼 만드는 일” 광고·디자인 페스티벌 D&AD 본상 수상도

[2018 헤럴드디자인포럼] 준지 타니가와 “공간 디자인의 과정, 작곡가가 음색 만드는 것과 같죠”

“한곳에 배치된 요소들의 무게를 비교하고 균형을 계산해 공간을 디자인하는 과정은 마치 작곡가가 여러 악기로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음색을 만들어내는 것과 비슷합니다.”

1965년 일본 지바현 출신의 준지 타니가와는 ‘공간 작곡가’(Space Composer)를 자칭하는 디자이너다. 자신의 디자인 과정이 작곡과 유사하다는 그는 공간이 소통의 매개체라고 말한다. 타니가와가 오는 9월14일 헤럴드디자인포럼 연사로 나서 ‘공간 작곡 : 사람을 공간으로 끌어당기는 디자인’(Space Compose : The Mechanism of Design That Attracts People to A Space)을 주제로 강연한다. 그의 국내 첫 데뷔 무대다.

그는 공간 작곡가로서의 역할을 “다양한 소통 플랫폼을 만드는 일”이라며, “나는 콘셉터이자 디자이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코디네이터 역할까지 담당하면서 공간의 여러 요소를 수집하고 편집하는 과정을 거쳐 공간을 디자인한다”고 설명했다.

준지 타니가와는 2002년 도쿄에서 공간 컨설팅사 JTQ를 설립하고 현재 일본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디자이너로 꼽힌다. JTQ가 추구하는 철학 역시 타니가와의 신념을 반영, ‘공간을 통한 메시지 전달’에 두고 있다.

타니가와는 공간을 역동적인 존재로 바라본다. 누구에게나 다 같은 공간이 아닌, 각자의 감정과 시간에 따라 완성되는 찰나의 순간이라는 시각이다.

“공간은 ‘장소’입니다. 장소는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의 ‘기대’나 ‘인상’, ‘추억’ 등의 감정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공간은 많은 에너지가 순환하고 반응하는 곳이며, 물리적인 형태에 묶여 있지 않은 장소이죠. 매체로서 공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창조’는 그 순간과 시간에 생겨나는 단 한 번의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철학으로 그는 이벤트, 전시회, 설치미술, 제품 디자인, 상업시설 개발과 기업 브랜드 컨설팅까지 전방위 분야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의 작품들은 이용자들이 공간과의 상호소통을 통해 이를 새롭게 체험하게 한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2014년 미디어 앰비션 도쿄
▶2014년 미디어 앰비션 도쿄
▶2014년 미디어 앰비션 도쿄

2002년에는 최첨단 기술문화를 도시에 구현하는 테크놀로지 아트 제전 ‘MAT’(Media Ambition Tokyo)를 만들었고,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일본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을 기획하고 굿디자인 엑스포를 수년간 이끌었다. 2009년 일본 칸세이에서 열린 프랑스 장식미술관 전시도 그의 작품이다.

기업들로부터 러브콜도 끊이질 않는다. 나이키 화이트 덩크(Nike White Dunk), 요지 야마모토(Yohji Yamamoto) 전시회, 시세이도 얼티뮨(Shiseido Ultimune) 론칭 이벤트, 긴자식스(Ginza-Six) 그랜드 오프닝 세레모니 등을 위한 공간을 연출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2014년 미디어 앰비션 도쿄

이 밖에도 그는 마크 제이콥스, 겐조, 렉서스 등 세계적인 브랜드를 클라이언트로 두고 있다. 2013년에는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광고ㆍ디자인 페스티벌 D&AD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타니가와는 계속해서 소통의 본질을 탐구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는 공간을 통해 사람들 간 소통을 향상시키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관습적 커뮤니케이션을 무시하는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이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시공간적인 제약을 점차 줄여나갈 가까운 미래에도 인간의 ‘물리적인 몸’과 ‘공간’이 진보의 필연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우리 인간은 몸을 이동 수단으로 사용해 여행하는 영혼입니다. 의지와 지식의 ‘이동성’은 진화와 변화의 근원이죠. 결국 창조물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만나 소통하고 차이점을 받아들이면서 탄생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