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현대자동차 아트랩 팀장
AI 등 신기술, 인간에 대한 통찰이 바탕 예술이 과학·기술과 결합해 부가가치 창출 궁극의 ‘모빌리티 머신’ 만들어 주는 힘
2017년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관 예술감독을 맡아 한국의 현대미술을 국제 무대에 소개한 이대형 디렉터는 현대자동차에 소속된 ‘예술가’다. 자동차 제조사에 ‘예술’이란 디자인에 국한되기 쉽지만, 현대차 아트랩 팀장으로서 그가 다루는 예술은 보다 넓다.
이 팀장은 ‘현대차’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전세계에 한국 미술을 알리고, 미술 생태계의 균형을 고민하며 더 나아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뛰고 있다.
오는 9월 14~15일 열리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18의 연사로 나서는 그를 헤럴드경제가 서면으로 먼저 만났다. 그는 “모든 혁신은 예술적 상상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예술경영행보는 상당히 독특하다. 기업의 일반적인 메세나 활동, 즉 예술가 후원이나 예술품 구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전세계 예술계에 ‘현대차’의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 영국 테이트 모던 터바인홀 ‘현대 커미션’, 미국 LA카운티미술관(LACMA)의 ‘현대 프로젝트’, 블룸버그 ‘브릴리언트 아이디어즈(Brilliant Ideas)’ 등 현대미술 프로모션 플랫폼을 진행해 왔다.
여기에는 이대형 팀장의 테크놀로지와 예술에 대한 생각이 깔려있다.
이 팀장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은 모두 인간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한다. AI가 모방하고 극복하고자 하는 것도 결국 ‘인간’이기 때문”이라며 “예술이 과학과 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고 말한다.
올해에는 아티스트들을 중심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현대차의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제로원’(ZER01NE)도 개관했다.
이곳은 예술과 기술, 비지니스가 함께 어울리는 일종의 ‘놀이터’다. 이 팀장은 제로원에 대해 “예술이 테크놀로지에 상상력이란 날개를 달아주고, 테크놀로지는 예술에 논리적인 실천을 선사한다. 서로 다른 접근법이 충돌하고, 교차하는 접점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즉 비즈니스가 탄생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예술이 현대차 경영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그는 예술을 통한 인간에 대한 이해가 자동차를 궁극의 ‘모빌리티 머신’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사람이 동물과 가장 큰 다른 점은 감성과 이성이 결합된 ‘문화적 존재’로 인식됐을 때 행복함을 느낀다는 것이죠”
더불어 “예술은 인간이 문화적 존재로서 생산한 창의적인 생각과 감정의 결합체입니다. 기업은 예술 후원을 통해 예술가가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고 하나씩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 혁신을 이룰 수 있지요. 구체적으로는 자동차의 UX/UI의 혁신에 있어서도 인간에 대한 예술적 상상력이 점점 더 필요해질 겁니다.”
디자인포럼 연단에서 강연할 내용도 살짝 공개했다. ‘예술적 상상력이 인류에 끼친 영향’이라는 제목아래 지속가능한 미래 디자인을 논할 예정이다.
정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