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체 동역학의 새 가설 제시… Nucleic Acids Research 게재 [헤럴드경제(울산)=이경길 기자] UNIST(울산과학기술원.총장 정무영)는 생명과학부의 김하진 교수가 세포핵 속 DNA가 마치 물과 기름처럼 분리된 구조를 만들 수도 있다는 ‘DNA 상분리 (Phase Separation)’ 개념을 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존 생물학에서와 다르게 물리적 원리로 DNA의 작동을 설명한 것이다.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DNA 영역들이 분리된 공간을 만들어 세포가 효율적으로 정보를 사용하는 기반을 마련하는것을 물리학에서는 ‘상분리’라는 개념으로 다룬다. 온도나 압력, 구성 분자 등이 달라지면서 고체, 액체, 기체 뿐 아니라 같은 액체 내에도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상들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물, 단백질, 지질 등의 다양한 분자가 뒤섞여 있는 생체 시스템에서도 흥미로운 상분리 현상들이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타우(Tau) 단백질들이 상분리된 방울을 만들어 알츠하이머를 일으킨다거나, RNA의 반복서열이 역시 상분리된 집합체를 만들어 헌팅턴 병을 일으킨다는 가설들이 있다.
김하진 교수는 “물리학의 전유물이라고 여겼던 상분리 현상이 DNA에서도 발생한다는 걸 처음 제시한 연구”라며 “DNA 상분리가 유전자 발현과 줄기세포 분화 등 세포 활동을 결정지을 가능성을 분자 수준에서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저명한 생물학 저널 ‘뉴클레익 에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 IF: 10.162)’ 7월 1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 교수는 “아직까지 생명현상에서 인류가 명확히 알아낸 것은 미미한 수준이며, 특히 DNA가 위치한 세포핵은 그 복잡성 때문에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며 “특정 단백질들의 기능으로 생명현상을 설명하는 분자생물학적 접근과 더불어 물리학, 화학적 접근도 중요한 발견을 제시할 가능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