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사태로 옥시 ‘스트렙실’ 급추락 -독주 체제 무너진 시장에 여러 제약사 뛰어들어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학원강사 조모(42) 씨는 말을 많이 해야하는 직업 탓인지 목이 따끔거리는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약 먹는 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조 씨는 트로키형(캔디형) 진통제를 애용한다. 사탕처럼 쭉쭉 빨아만 먹으면 되고 맛도 과일향으로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다. 원래 조 씨는 ‘스트렙실’을 자주 애용했는데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터진 뒤 옥시 제조사인 RB코리아 제품이라는 점 때문에 사용을 꺼리고 있다.
트로키형(사탕형) 소염진통제 시장의 독주체제가 무너지고 있다. 시장을 이끌던 스트렙실이 가습기살균제 여파로 고꾸라지면서 이 기회를 틈타 여러 제약사가 새로운 제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트로키형 소염진통제 스트렙실의 매출이 최근 2년 사이 반토막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렙실은 트로키형 진통제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제품으로 지난 2015년 70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터지면서 제조사인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는 전 국민적 비난과 함께 판매 제품들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스트렙실 역시 이 여파로 인해 지난 해 매출액은 36억까지 떨어졌다.
옥시레킷벤키저의 또 다른 제품인 제산제 ‘개비스콘’ 역시 지난해 매출액 38억원으로 2015년(80억원)보다 절반 이상 추락했다. 더구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지난 5월에도 옥시 제품인 스트렙실과 개비스콘을 퇴출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하는 등 여론은 아직도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용서를 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약사들조차 옥시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약국 진열대에서 스트렙실, 개비스콘 등을 뺀 상황이다. 사실상 스트렙실 등 옥시 제품들은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진 것이다.
이 틈을 타 트로키형 진통제 시장에 진출하는 다른 제약사가 늘고 있다. 안국뉴팜은 최근 식약처로부터 ‘뉴젠트리그트로키정’에 대한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동화약품의 ‘모가프텐트로키’도 허가를 받았다. 두 제품 모두 진통제 성분인 플루르비프로펜이 함유된 사탕형 제품이다. ‘인후염의 통증 완화’로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미 출시된 트로키형 제품으로는 베링거인겔하임의 ‘뮤코안진트로키’, 경남제약의 ‘미놀에프트로키’, 신일제약의 ‘젠스트린트로키’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로키형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이 분명 존재해 왔지만 대표 제품인 스트렙실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새로운 제품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기회에 트로키형 진통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