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릴라 호텔 라운지, 기자들로 포진 -행인들 출입 통제되진 않아…경찰ㆍ두르카 용병 곳곳에서 경계 -슈라이버 미 국방 차관보 “답변할 수 없다” -남관표 靑제2차장 “북미정상회담 성과 기대…美와 긴밀소통하고 있다” [싱가포르=문재연 기자] 11일 오전 7시 30분(현지시각ㆍ한국시각 11일 오전 8시 30분) 샹그릴라 호텔로 가는 길은 영화 속 군 기밀기지로 들어가는 한 장면과도 같았다. 곳곳에서 무장한 구르카 용병과 경찰이 포착됐고, 샹그릴라 호텔로 가는 도로 길목마다 통제막이 설치됐다.
헤럴드경제 기자가 미리 예약해둔 샹그릴라 호텔 조식예약권을 경찰에 보여주자, 경찰은 통제막을 내리고 차량의 입장을 허용했다. 샹그릴라 호텔 입구 곳곳에는 경찰 및 안전요원이 배치됐다. 차량 엑스레이 검색대도 설치돼 보안이 한층 강화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행인들의 출입이 극도로 제한되지는 않았다. 호텔을 출입할 때마다 소지품 검사를 하는 필리핀 소재 호텔들과 달리 샹그릴라 호텔 측은 행인들의 출입을 제한하지 않는 여유를 보였다. 다만, 취재진이 미 백악관 인사들에게 접근할 때마다 경찰병력 및 호텔직원들이 기자들을 막아서는 등의 통제조치가 이뤄졌다.
이날 오전 9시경(한국시각 오전 10시) 호텔 로비에서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7일까지 판문점 통일각에서 북미정상회담 의제 및 합의문 협상을 벌인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 담당 보좌관이 포착됐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기자가 다가가자 “아무 것도 말할 것이 없다”(I have nothing to comment)며 경계하기도 했다. 취재진이 후커 보좌관과 슈라이버 차관보 주변으로 모여들자 이들은 취재진을 피해 엘레베이터를 타고 이동했다. 미측 의제 실무협상단을 이끈 성 김 필리핀주재 미국대사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김 대사는 오전 9시 30분경(한국시각 오전 10시 30분) 리츠칼튼 호텔에서 모습이 발견됐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이날 오전 숙소인 세인트 리저스 호텔에서 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김 대사와 최 부상 11일 오전 10시 리츠칼튼 호텔에서 막판 실무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미정상회담 진행상황을 지켜보고 한미 공조를 다지기 위해 싱가포르에 온 남관표 청와대 제2차장도 만날 수 있었다. 샹그릴라 호텔 라운지 바로 들어온 남 차장은 청와대팀과 조찬을 나눈 뒤 이동했다. 남 차장은 ‘북미 정상간 공동성명이 나올 것으로 보이냐’는 질문에 “(북미회담이) 잘되기를 바라고 있다. 계속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남 차장은 이윽고 코리아 프레스센터로 이동하면서 ‘회담이 12일 당일치기로 종료될 것으로 보이냐’는 질문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싱가포르 정부는 10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각각 머물 숙소로 알려진 샹그릴라 호텔과 세인트 리지스 호텔의 출입을 통제됐다. 싱가포르 정부는 샹그릴라 호텔과 세인트 리지스 호텔이 있는 시내 탕린 권역과 카펠라 호텔이 있는 센토사섬 일대를 ‘특별행사지역’으로 지정하고 10~11일부터 주변 도로를 전면통제하기 시작했다. 경호원들은 취재진들을 쫓아다니며 경계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카펠라 호텔 주변에는 호텔직원들과 사복차림의 경찰들이 정문 주변을 맴돌며 각국에서 온 기자들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카펠라 호텔 뒷길에는 아치형 문 모양으로 길게 천막이 쳐지고 ‘경찰만 출입가능’(Police Only)라는 표지판이 생겼다.
호텔 내부에는 대형 가림막이 걸렸다. 세인트 리지스 호텔과 샹그릴라 호텔 주변 도로에는 대형 천막이 길목마다 설치됐고, 로비에는 대형 가림막이 걸렸다. 가림막과 지면까지의 거리는 2m에 불과해 정문에 대놓은 차량을 주변 건물에서 관측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특히 세인트 리지스 호텔 측은 여기에 더해 정문에 설치된 유리문 세 개 중 양쪽 두 개를 폐쇄했다. 남은 한 개의 유리문 주변에는 사람 키 높이의 화분 수십 개가 두 줄로 놓여 호텔로 들어서는 사람의 모습을 외부에서 볼 수 없도록 했다. 이런 화분들은 호텔앞 인도에서 로비를 넘겨볼 수 없도록 국기게양대와 주변에도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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