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무슨 말 오갔을까 [헤럴드경제=판문점 공동취재단·정세희 기자] 27일 열린 2018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을까.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7일 오후 판문점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전 회담동안 남북 정상이 주고받은 대화를 공개했다. 주요 대화를 장면 별로 정리했다.
#1. 역사적인 첫 만남
▷문재인 대통령(이하 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하면서)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느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하 김): (문 대통령 손을 이끌며) 그럼 지금 넘어가볼까요?
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 북측을 가리키며 넘어갈 것을 제안하자,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 북한 땅을 함께 밟았다.
#2. 의장대 행렬에서
▷문: 외국 사람들도 우리 전통 의장대를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 보여드린 전통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
▷김: 아 그런가요?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
#3. 의장대 사열이 끝나고
▷김: (의장대 사열 끝나고 양측 수행원과 악수 나눈 뒤) 오늘 이 자리에 갔다가 사열 끝내고 돌아가는 분들이 있다.
▷문: 그럼 가시기 전에 공식 수행원 남북 수행원 모두 함께 사진을 찍었으면 좋겠다.
문 대통령 제안에 예정에 없던 남북 수행원의 사진촬영이 이뤄졌다.
#4. 평화의 집 환담장에서
▷문: 이 작품은 세종대왕이 만드신 훈민정음 글씨를 작업한 것이다. 여기에 보면 ‘서로 사맛디’는 우리말로 ‘서로 통한다’는 뜻이고, 글자에 미음이 들어가 있다. ‘맹가노니’는 ‘만들다’라는 뜻이다. 거기에 기역을 특별하게 표시했다. 서로 통하게 만든다는 뜻이고, ‘사맛디’는 ‘미음’은 문재인의 미음, ‘맹가노니의’ ‘기역’은 김 위원장의 기역이다.
▷김: (웃으면서) 세부에까지 마음을 썼습니다.
#5. 환담장에서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언급하며 ▷문: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느냐
▷김: 새벽에 차를 이용해 개성을 거쳐 왔다. 대통령께서도 아침에 일찍 출발 하셨겠습니다.
▷문: 저는 52km떨어져 한시간정도 걸렸습니다.
▷김: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NSC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다.
▷문: 김 위원장께서 우리 특사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을 주셔서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
▷김: 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 불과 200미터를 오면서 왜 이리 멀어보였을까, 또 왜 이리 어려웠을까 생각했다.
원래 평양에서 문 대통령님을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만난 것이 더 잘됐다. 대결의 상징인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보고 있다.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봤다.
이 기회를 소중히 해서 남북 사이에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 보면 없어지지 않겠습니까.
▷문: 청와대에서 오는데 도로변에 많은 주민들이 환송을 해 줬다. 그만큼 오늘 우리 만남에 대한 기대가 크다. 대성동 주민들도 다 나와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우리 어깨가 무겁다. 오늘 판문점을 시작으로 평양과 서울, 제주도, 백두산으로 만남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6. 환담장 앞에 걸린 ‘장백폭포’ ‘성산일출봉’ 그림을 보며
▷문: 왼쪽에는 장백폭포 그림이 있고, 오른쪽에는 제주도 성산일출봉 그림이 있다.
▷김: 문 대통령께서 백두산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시는 것 같다.
▷문: 나는 백두산을 가본 적이 없다. 그런데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가는 분들이 많더라. 나는 북측을 통해서 꼭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
▷김: 문 대통령이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 평창 올림픽에 갔다 온 분들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영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이 오시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
▷문: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런 것이 6ㆍ15,10ㆍ4 합의서에 담겨 있는데 10년 세월 동안 그리 실천하지 못했다. 남북 관계가 완전히 달라져 그 맥이 끊어진 것이 한스럽다. 김 위원장께서 큰 용단으로 10동안 끊어졌던 혈맥을 오늘 다시 이었다.
▷김: 기대가 큰 만큼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큰 합의를 해놓고 10년 이상 실천을 못했다. 오늘 만남도 그 결과가 제대로 되겠나느냐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짧게 걸어오면서 ‘정말 11년이나 걸렸나’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 우리가 11년간 못한 것을 100여일 만에 줄기차게 달려왔다. 굳은 의지로 함께 손잡고 가면 지금보다야 못해질 수 있겠나.
#7. 환담장에 배석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1부부장을 가리키며
▷문: 김 부부장은 남쪽에서는 아주 스타가 됐다. (일동 큰 웃음. 김여정 부부장도 얼굴이 빨개짐)
▷문: 오늘의 주인공은 김 위원장과 나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잘 할 것이다. 과거에는 정권 중간이나 말에 늦게 합의가 이뤄져 정권이 바뀌면 실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제가 시작한지 이제 1년 차다. 제 임기 내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달려온 속도를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
▷김: 김여정 부부장의 부서에서 ‘만리마 속도전’이라는 말을 만들었는데, 남과 북의 통일의 속도로 삼자. (일동 웃음)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 (거들며) 살얼음판을 걸을 때 빠지지 않으려면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다.
▷문: 과거를 돌아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다.
▷김: 이제 자주 만나자. 이제 마음 단단히 굳게 먹고 다시 원점으로 오는 일이 없어야겠다. 기대에 부응해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 앞으로 우리도 잘하겠다.
#8.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기원하며 ▷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왔고, 우리 사이에 걸리는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님과 무릎을 맞대고 풀려고 왔다. 꼭 좋은 앞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문: 한반도의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다. 그러면서도 세계와 함께 가는 우리 민족이 되어야 한다. 우리 힘으로 이끌고 주변국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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