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정부의 연구개발(R&D) 관련 예산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이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보다 성과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특허 보유 건수 등 형식적 평가 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R&D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수혜기업 선정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중소기업 R&D 지원의 정책효과와 개선방안’ KDI 포커스 보고서를 보면 R&D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은 지원을 받을 당시 각종 성과 지표가 좋았으나, 2∼3년 이후 성과는 지원받지 못한 중소기업보다 대부분 좋지 않았다.

가장 포괄적인 성과 지표인 부가가치를 보면 R&D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은 정부지원 R&D를 시작할 때의 평균 부가가치가 30억800만원으로 비수혜 중소기업 평균(13억89만원)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이후 2년간 부가가치 증가액 평균은 수혜기업이 4300만원으로 비수혜 기업 평균(1억9500만원)보다 오히려 1억5200만원 낮았다. 3년간 증가액을 비교하면 수혜기업(6300만원)과 비수혜기업(3억3000만원)의 차이가 1억6700만원으로 더 확대됐다.

매출, 영업이익, 부채, 자본, R&D 투자, 지적재산권 등록, 유형자산, 인적자산, 마케팅투자 등 다른 9개 항목까지 총 10개 지표를 비교하면 자본과 지적재산권을 제외한 8가지 지표에서 정부 R&D 지원을 받지 않은 중소기업의 성과가 앞섰다.

특히 영업이익이나 R&D 지원 등 지표를 보면 수혜 중소기업은 2∼3년 후에 기존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보고서는 “정부 지원이 민간 투자의 마중물 역할은 성공적으로 수행했지만, 기술개발 결과가 다수의 수혜기업에서 재무적 성과 개선으로 귀결되지는 못했다”며 지원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허 등 지적 재산권 보유 실적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삼는 현재의 지원 기업 선정방식으로 인해 잠재력이 큰 고성장 기업군의 선정 비율이 낮아지고 저성장 기업군의 선정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정부가 논문, 지적재산권, R&D 투자액 등이 아닌 부가가치 등 경제적 성과를 평가의 대상으로 삼아 선정 모형을 새로 개발해야 하며 특허 획득이 기업 성장에저절로 기여한다는 순진한 가정을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hj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