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서울 46개월만에 내림세 서초·동작·송파구 하락폭 커 갭투자자 이탈…강북은 오름세
지난 3월15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전용면적 84.99㎡ 전세가 8억4000만원에 계약됐다. 전달 9억2000만원에 계약됐던 것과 같은 28층이다. 같은 달 인근 잠실엘스 전용 84.80㎡ 전세는 6억2000만원(19층)에 임대 계약을 끝냈다. 전달만해도 7억5000만원 밑으로 계약되지 않던 물건이다.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 하락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6% 하락했다. 월간 단위로 서울 전셋값이 하락한 건 2014년 5월(-0.02%) 이후 46개월 만에 처음이다.
서울 전셋값 하락은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강남권이 주도했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전셋값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모두 강남권에 속했다. 서초구가 -0.90% 변동률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동작구(-0.73%), 송파구(-0.71%), 강동구(-0.71%), 양천구(-0.4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같은 시기 성북구(0.75%), 종로구(0.58%), 은평구(0.22%), 서대문구(0.21%), 중구(0.20%) 등 강북지역 전세는 대부분 올랐다.
서울 전세가 내림세로 돌아선 건 방학 이사철이 마무리됐고, 수도권 신규 택지지구에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전세 수요가 빠져나간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강남권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많았던 것이 전세가격이 하락하는 주요 이유로 평가된다. 전세 만기를 앞두고 세입자를 찾는 갭투자 물건이 대거 나오면서 전세 공급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예컨대 강동구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은 지난해 9월만 해도 75.5%까지 높았다. 집값의 25%만 있으면 전세를 끼고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갭투자가 늘면서 아파트값이 오르고, 전세 물건이 늘면서 전셋값은 하락해, 전세가율이 지난달 68.8%까지 빠졌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경기 지역에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 서울 전세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세 계약 만료가 다가오면 곳곳에서 가격하락세가 뚜렷질 것”이라며 “빠르면 올 연말, 혹은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 전세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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