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보불닭볶음면 3개월 만에 3600만개 판매 -허니버터칩 체리블라썸 3개월치 물량 1달만에 완판 -‘한정’ 라벨 붙는 순간, 호기심ㆍ소비심리 자극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유통가의 중원 전쟁터가 ‘한정판(limited edition) 마케팅’으로 달궈지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제품은 아니지만, 기존제품의 변형을 통해 또는 한정판이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수요가 커지자 고객마케팅 최전선에 자리잡은 것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업계에서 한정판 제품이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록적인 매출로 한정판에서 정식출시를 앞두는 제품도 적지 않다.

이는 ‘한정판의 경제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설득의 심리학’ 저자인 로버트 치알디니 애리조나 주립대 심리학과 교수에 따르면 욕구를 충족시켜 줄 재화가 부족할 때 재화의 가치는 상승한다. 이 때문에 ‘한정’ 이라는 라벨이 붙는 순간, 잠자던 소비욕도 꿈틀거릴 수 있다는 말이다.

한정판으로 선보여 완판ㆍ판매기록을 세우고 있는 까르보 불닭볶음면(왼쪽)ㆍ허니버터칩 체리블라썸.
한정판으로 선보여 완판ㆍ판매기록을 세우고 있는 까르보 불닭볶음면(왼쪽)ㆍ허니버터칩 체리블라썸.

남이 뭘 사는지를 쉽게 알 수 있는 구조도 한정판 열풍에 한몫했다. 좁은 땅에 모여 살아 지리적ㆍ사회적 거리가 가까우면서도 SNS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타인의 동향에 관심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비교지수’가 높은 한국인 특성상 한정판에 대한 호기심도 강하다”며 “한정판이 주는 특권과 이를 공유하려는 감성이 맞물리고 있다”고 했다.

한정판 덕을 본 업계는 미소를 짓고 있다. 삼양식품은 ‘까르보불닭볶음면’으로 한정판의 클래스를 갈아치웠다. 출시 3달만에 총 3600만개가 판매되며 ‘불닭’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까르보불닭볶음면은 불닭 브랜드 10억개 판매기념으로 한정 출시됐다. 지난해 12월 18일 봉지면에 이어 12월 26일에 용기면을 선보였다. 한 달만에 각각 750만개, 370만개가 판매되면서 돌풍 조짐을 예고 했다. 1월 중순 이후에는 둘을 합쳐 일평균 판매량이 45만개로 늘어 1초에 5개꼴로 팔려나갔다. 지난 1월부터 3월 18일까지 편의점 용기면 매출 톱3(CU 1위ㆍGS25 2위ㆍ세븐일레븐 1위)에 모두 까르보불닭볶음면이 올랐다. 이는 2015년 오뚜기의 진짬뽕 (초기 50일간 판매량 1000만개)를 넘어서는 수치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주문량을 감당하기 위해 기존 원주공장을 비롯해 익산공장에서도 추가로 설비를 가동했다”며 “까르보불닭볶음면의 정식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때 ‘못구해서 난리’였던 허니버터칩도 한정판을 내놨더니 전성기 인기를 맛봤다. 벚꽃시즌을 맞아 지난 3월 출시한 ‘허니버터칩 체리블라썸’ 한정수량 140만봉이 모두 판매된 것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당초 생산물량은 3개월 치 판매량이었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 속도로 한 달만에 완판됐다”며 “140만봉을 추가 생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허니버터칩 체리블라썸은 ‘진짜 벚꽃 원물을 갈아 넣었다’는 점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월 매출액은 15억원이다. 이는 제과업계 히트제품 기준인 1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설빙은 봄 한정메뉴 ‘벚꽃피치설빙’ 효과를 톡톡히 봤다. 설빙은 지난달 출시한 벚꽃피치설빙이 전체메뉴 판매량의 20%이상을 차지하면서 출시 첫날(28일)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6% 상승했다고 밝혔다. 벚꽃피치설빙은 빙수 위에 솜사탕을 올려 포근한 벚꽃 느낌을 한껏 살렸다. 화려한 비주얼 답게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벚꽃피치설빙)만 1200여개 달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