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Initial Coin Offering, 가상화폐공개)는 각계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투기, 돈 세탁 또는 사기 등 위법 행위에 악용될 여지가 있다.

정부 및 감독기관들은 이를 어떻게 규제 및 과세할지 고민하고 있고, 업계는 자율규제 강화와 베스트 프랙티스 전파를 통해 오명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럼에도 ICO 또는 TGE(Token Generation Event)가 기업을 위한 새로운 자금조달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PWC와 크립토 밸리 오그나이제이션(Crypto Valley Organization)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2017년 11월 기준 글로벌 ICO 규모는 46억 달러로 전년대비 약 20배로 급증했다.

2017년 국가별 ICO 비중에 대한 최종 통계는 없으나, 상반기 기준 세계 가상화폐 발행 중 70%가 스위스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진행된 1억 달러 이상의 ICO 7건 중 3건과 2018년 예정된 톱 10 ICO 중 40%가 스위스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라는 점에서 그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스위스 VC 리포트는 스위스발(發) ICO 규모가 지난해 8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추정하고 있다.

스위스가 ICO의 글로브 허브로 부상하는 이유는 금융시장이 발달하고 정치적으로 안정된 국가란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공공기관의 혁신 친화적 정책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FINMA의 ICO 세부 규제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암호 화폐 중심지로서 스위스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2017년 9월에 발표된 내용을 더욱 구체화한 것이다.

주요 내용은 우선 암호 화폐를 지불형, 채권형, 유틸리티형 토큰 등 세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각 인정 조건을 정의한다. 지불형은 일반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비트코인같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암호 화폐에 해당하며 재화 및 서비스 구매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며, 채권형은 자본 가치를 표시하는 토큰이다.

둘째, 자금세탁방지법의 적용 여부 및 범위를 정의한다. 해당 법이 적용될 경우 은행처럼 복잡한 컴플라이언스 의무가 발생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므로 적용범위를 명확하게 정하는 것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여준다.

셋째, 블록체인 기술의 혁신적 잠재성 인정, 해당 기술이 스위스에서 지속발전하기 위해 투명한 법적 프레임워크의 필요성을 인지한다고 입장을 표명한다. 시장에 규제보다는 감독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호적인 시그널을 전달하는 것이다.

중국에 이어 한국도 작년 9월부터 ICO를 전면 금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국내 암호화폐 투기 광풍을 우려한 강력한 규제 조치 이후 다행히 블록체인산업 활성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기술 개발에 1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신 기술 개발에 지원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일정요건을 갖춘 기관투자자 등에게 ICO를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규제완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앞으로 겪게될 암호화폐 버블 붕괴 이후의 시대에 우리 기업들이 연착륙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내에도 성숙한 ICO 시장이 조성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