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수사중에 채용비리 책임까지 행장직 내려놨지만 회장직 사퇴 요구 직면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지난해부터 비자금 조성 혐의로 수사받던 박인규 DGB 회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1월 채용비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겸직하던 대구은행장 자리를 내려놨으나 “지주 회장 유지 주장은 궤변”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26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박 회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노조는 박 회장의 ‘상품권 깡’을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과 최근 불거진 채용비리 의혹을 더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노조는 성명에서 “‘상품권깡’을 통한 착복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은 최종 결재자로서의 무능과 부패를 드러낸 것”이라며 “박 회장은 그때 즉각 사퇴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은행에서도 채용비리가 벌어졌다는 금감원 조사 결과가 확실하다면 최종 책임은 대구은행장이자 DGB금융지주 회장인 박 회장 본인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지난 23일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은행의 안정을 위해 대구은행장 자리에서는 물러나고, 그룹 회장직은 새 은행장이 선출되면 단계적으로 상반기 중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궤변’으로 단정했다. “지배구조 개선이나 은행의 안정은 박 회장이 모든 직을 물러나야만 실현 가능하다”는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행장 선출을 사실상 좌지우지할 지주회장직을 범죄 혐의자가 맡고 있는 상태에서 어떤 지배구조 개선이 가능한지 알 수 없다”며 “그러한 이가 은행을 어떻게 안정시키겠다는 것인지 또한 납득이 불가능하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박 회장에 대한 비판은 지역 사회에서도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앞서 대구참여연대와 대구경실련 등 지역 시민단체 50곳은 ‘대구은행 박인규 행장 구속 및 부패청산 시민대책위원회’를 결성, 소액주주들의 권한을 위임받아 박 회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이에 박 회장은 대구은행장직은 내려놨지만 아직 회장직은 유지하고 있어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 회장은 취임 이후 4년 동안 고객 사은품 명목으로 상품권을 구매한 뒤 수수료를 제하고 현금으로 바꾸는 ‘상품권 깡’으로 비자금 30억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은행 간부급 직원들이 비정규직 여직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까지 나와 박 회장이 직접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 1월에는 금감원 조사 결과 채용비리도 적발돼,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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