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준 등 진술에 대해 “자신들 처벌 면하려 허위 자백” -국정원 10만달러 수수는 인정… “국가를 위해 썼다”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수십억 원의 다스 소송비 대납 사실이 기재된 서류를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전날 제시된 객관적 자료에 대해서는 사실을 부인하거나, 일부는 조작된 문서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나 김성우(71) 전 다스 사장, 김희중(50)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 자신에 불리한 진술을 한 관계자들에 관해서는 “자신들의 처벌을 경감하기 위한 허위진술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내용을 일축했다.

핵심 혐의인 다스의 미국 소송비 대납금액 60억 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반격을 펼쳤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청계재단 소유 영포빌딩에서는 삼성이 다스 소송비를 대납한다는 사실이 적힌 문건이 발견됐는데, 이 전 대통령은 이 서류가 조작된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하지만 조작의 근거는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발견 장소가 영포빌딩인 만큼 이 전 대통령의 ‘조작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문건같은 객관적 자료는 출처와 작성자가 누군지 확인하고, 작성 배경을 파악하는 것도 기본”이라며 “작성자에 대한 조사도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 문건은 김백준 전 기획관이 작성했다. 이 전 대통령은 소송비용은 당시 소송을 수행한 미국 로펌 에이킨 검프가 무료로 도움을 준 것으로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반적인 혐의 사실은 대부분 부인했지만,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한 점도 있었다. 원세훈(67) 전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김희중 전 실장을 통해 10만 달러를 받은 사실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 경우도 법률적 의미의 혐의 인정이 아니라 돈이 움직였다는 사실 자체만 시인했다. 용처에 관해서는 ‘국가를 위해 쓰였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는 밝히지 않았다. 물증이 있어 자금 흐름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가성 뇌물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검찰은 ‘합법적으로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쓸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해도 그렇게 쓸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공여한 22억 5000만 원 중 8억 원이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83) 전 의원에게, 사위 이상주(49) 변호사에게는 14억 5000만 원이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변호사가 이 자금 중 일부를 김윤옥(71)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아직까지 김 여사를 직접 불러 조사할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검찰은 이상은 다스 회장 명의의 도곡동 땅 매각대금 일부가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 건축대금으로 사용된 사실도 이미 확인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 자금의 성격에 대해 빌린 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차용증을 제시하거나 이자를 냈다는 답변은 하지 못했다. 재산등록 여부에 관해서도 ‘확실치 않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 사저에는 도곡동 땅 매각 대금 중 설계비용만으로 40억여 원이 지출됐다.

검찰은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문무일 검찰총장과의 정례 면담에서 이 전 대통령 조사 내용을 보고하고 신병처리 여부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은 수사 내용을 정리하는 단계이고, (구속영장 청구는) 수사팀만 결정하는 게 아니다”라며 “계속 소통하면서 잘 준비해보겠다”고 말했다. 100억 원대에 달하는 뇌물수수 혐의 증거가 확보된 만큼 다음 주 중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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