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조 빠져나갔던 MMF 3거래일 만에 3조3311억원 유입 반등 노린 중소형주펀드 수익률 “위험→안전자산 이전 신호 주목”
지난달 이후 글로벌 증시가 조정장에 진입한 가운데,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여긴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에 쏟아넣은 자금이 다시 ‘대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시장의 반등을 노리고 진입했으나, 변동성이 쉽게 잦아들지 않은 결과다. 상반기 이후에도 시장과열 정점에 대한 논란은 거세질 것으로 예상돼, 방망이를 짧게 쥐고 관망하는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들어 6일까지 MMF 설정액은 3조3311억원 급증했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지난 한달 2876억원의 자금 유출에 이어 이달 3거래일 만에 3462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MMF는 원금 손실 위험이 사실상 없는데다 수시로 돈을 넣었다 뺄 수 있는 상품으로, 투자자들이 시장을 관망할 때 주로 자금이 몰리는 ‘피난처‘다.
이는 지난달 MMF 설정액이 빠르게 줄어들던 양상과 대비된다. 전달 투자자들은 MMF 상품에서 5조988억원의 자금을 회수했다. 미국(發) 국채금리 급등을 시작으로 전 세계 증시가 출렁이던 때 오히려 ‘대기자금’인 MMF 설정액이 줄어든 것은, 연초까지 이어졌던 증시 호조에 차익을 실현한 뒤 재진입할 ‘타이밍’을 노리고 있던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로 다시 눈을 돌린 결과다.
실제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ㆍ외 주식형펀드에 흘러들어간 자금은 1조6909억원에 달했다. 특히 코스피200 등 지수를 추종하는 주식형펀드에 892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중소형주(株)를 담는 펀드에도 3000억원에 달하는 돈이 쏠렸다.
그러나 대기자금을 다시 투입한 투자자들이 맞닥뜨린 것은 ‘반등’이 아닌 ‘조정의 장기화 조짐’ 이었다. 오름세로 돌아선 듯했던 글로벌 증시는 ‘무역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다시 한 번 힘을 잃었다.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의 발언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에 ‘깜짝 연임’을 두고 나온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분석들이 잇달아 지수를 끌어내렸다. 지난 한달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27%로, 모든 펀드 유형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다시 MMF로 흘러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관망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회복과 실업률 하락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당위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2월 이후 조정장을 초래했던 장기금리의 반등이 또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임금 인플레이션이 낮아, 유동성 긴축 속도는 과거 경기확장기보다 더딜 것”이라면서도 “금리인상 압력이 1년 전보다 완연히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올해는 매번 통화정책회의(FOMC) 때마다 채권시장과 연동된 크고 작은 주가변동성이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ㆍ단기 투자 여부에 따라 전략을 달리 수립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향후 3~6개월 수준의 짧은 투자기간을 고려하고 있다면 본격적인 유동성 긴축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미국의 경기회복과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베팅’해 볼 만 하지만, 그보다 긴 투자를 고려할 경우 경계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적어도 1년 이상의 투자를 고려하는 장기투자가라면 시장과열 논란이 정점에 이른 뒤 나타날 수 있는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의 주도권 이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며 “변곡점에 대한 신호가 될 실업률, 기업실적, 신용 스프레드 등 지표들의 향방에 보다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준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