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관계자 “한미 연합훈련 4월초 실시 사실상 확정” -문정인 특보 “독수리훈련은 일정 조정 여지”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청와대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4월초에 재개키로 시기를 못박으면서 한반도에 또한번의 군사적 긴장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방남했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한미군사훈련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훈련은 축소되거나 재연기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2일 청와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은 4월초에 실시키로 사실상 확정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매년 3월 한반도에는 키리졸브연습, 독수리훈련, 쌍룡훈련 등이 실시돼 왔다. 올해의 경우 한미 정상이 올림픽이 치러지는 점을 고려해 한차례 시기를 연기했지만, 재개 시점의 경우에 대해선 남북 관계 등이 고려돼 뚜렷이 밝히지 않아 왔다.
앞서 문정인 특보와 송영무 국방장관 등이 4월초 한미연합군사훈련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 바는 있지만, 청와대 측이 이를 확인 한 것은 처음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때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고위급 대표단이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거듭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당초 한미연합군사훈련 재개 시점에 대해 한미 정상은 ‘패럴림픽 이후 논의’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패럴림픽이 시작(9일)도 하기전에 양국 군사훈련 재개 일정이 다소 이르게 공개되면서 미국측의 ‘군사훈련 연기 불가’ 방침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문재인 정부가 미국 측에 ‘재연기’를 요청했다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청와대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지난해 키리졸브 연습은 3월 13일부터 24일까지, 독수리 연습은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진행됐다. 2008년부터 키리졸브라는 이름으로 명칭을 바꾼 이후 지난 10년간 훈련을 4월에 시작한 적은 없었다. 특히 한미 양국이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연합훈련을 중지하거나 미룬 것은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직후인 1992년 팀스피릿 훈련을 중지한 이후 처음이다.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이 예정대로 실시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포항에서 실시되는 쌍룡훈련의 경우 바다를 통해 북한 지역에 상륙하는 것을 가상 연습으로 하는 훈련인데, 북한의 경우 ‘침략 훈련’이라며 매년 가장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군사훈련 중 하나다.
다만 훈련 기간은 조정될 개연성이 남아있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1일(현지시간) 미국 PBS 방송 인터뷰에서 “워싱턴에 와서 키리졸브는 (한미간에) 합의된 것으로 이야기를 들었다”며“그러니 예정대로 간다고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고, 독수리 훈련은 아직 일정을 안 잡은 것으로, 북미간에 대화가 되면 조정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게 워싱턴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였다”고 전했다.
키리졸브 연습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 연습(CPX)이다. 이에 비해 독수리 훈련은 병력과 장비를 실제 전개하는 야외 실기동 훈련(FTX)으로, 한미 연합작전과 후방 방호작전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목적이다. 문 특보의 이날 발언은 지난달 27일 워싱턴 강연에서 ”만약 한미군사훈련 이전에 미국과 북한 사이에 대화를 하다면 일종의 타협이 있을 수 있다“는 발언의 연장선으로 관측된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4월 중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굳건한 한미 공조를 기반으로 강한 대북 압박 정책을 편다는 한미 정상간 합의가 강고한 데다, 미국 역시 ‘주변국과의 동맹’을 언급하며 훈련 재개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이르면 다음주 중 파견될 대북특사가 북측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냐, 그리고 이에 대한 북측의 반응 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