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 첫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 - 주총 분산개최ㆍ전자투표제 도입 급물살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친화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재계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주주총회 분산개최과 전자투표제 도입이 잇따르고 있고 사외이사의 다양성을 제고하는 등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의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이같은 조치들이 아직은 일부 대기업에 국한되고 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주주친화 기업문화가 점차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8일 삼성물산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글로벌 기업 전문경영인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등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높이고 거버넌스를 개선, 회사의 지속성장과 투명경영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글로벌 기업 GE의 최고생산성책임자(CPO)를 역임한 필립 코쉐(Philippe Cochet)를 사외이사로 신규 영입, 처음으로 이사회에 외국인이 합류케 됐다. 그룹 내에서 이사회 운영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고자하는 노력이 확산되면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도 외국인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바 있다. 글로벌 기업에 걸맞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며 “이사회 중심으로 거버넌스를 지속 개선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어 주주가치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통해 김종훈 전 미국 벨연구소 사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외국인 사외이사로는 네번째, IT 기업 외국인 CEO로는 처음이다. 삼성은 지난 2016년 10월 이재용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 글로벌 기업 출신 사외이사 영입 계획을 천명한 바 있다. 역대 두 번째 여성 사외이사로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삼성전자의 새 사외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요 상장 대기업의 주총이 특정 날짜에 몰리는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가 사라지고 있는 것도 이번 주총 시즌부터의 변화 중 하나다.
주총 분산개최를 통해 주주의 주총 참여율을 제고하겠다는 의도다. 또한 주주들이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의결권을 행사할 있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SK그룹 지주사인 SK㈜는 올해 1월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의 주총을 분산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SK㈜와 SK이노베이션 등은 올해부터 전자투표제도 도입했다. 이 밖에 SK이노베이션은 경영 투명성 제고의 일환으로 이사회의 독립성ㆍ투명성 강화를 위해 전체 이사의 60%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다.
이런 친(親) 주주 행보는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화는 상장 계열사의 정기주총을 분산 개최하고 전자투표제도를 전면 도입키로 했다. LS 역시 지난달 주요 계열사 사외이사의 역할을 강화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 주총 분산 개최로 주주 권익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내놨다.
주주친화 정책을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은 일부 대기업들도 주요 계열사의 주총을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노력하는 분위기다.
한 대기업 계열사 관계자는 “외부적으로 슈퍼 주총데이를 없애겠다고 그룹에서 발표한 바는 없지만 계열사 별로 주총 날짜를 겹치지않게 하거나 시간을 달리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총 시즌을 계기로 (주총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