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과 이어지는 설 연휴가 우리경제 흐름을 좌우할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에 소비 등 내수회복 모멘텀이 마련될 경우 우리경제의 개선흐름이 더욱 견고해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이달 중~하순에 연이어 전개되는 두 대형 이벤트가 우리경제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평창올림픽의 경우 내외국인 관광수요를 증대시켜 소비를 증대시키는 한편,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더욱이 동계올림픽 기간에 설 연휴가 겹쳐 소비심리 등 경제활력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우리경제는 세계경제의 강한 회복에 힘입어 수출이 15.8% 급증하면서 연간 3.1%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연말 이후 일부 경기지표가 조정을 받는 등 이상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4분기에는 제조업 생산(전분기대비 -1.6%)이 위축과 함께 광공업생산(-1.4%)이 감소하고, 설비투자(-3.1%)와 건설기성(-2.4%)도 줄면서 전분기대비 성장률이 -0.2%에 머물렀다. ▶관련기사 8면 그나마 소비(소매판매)가 일시적 부침에도 불구하고 4분기 전체적으로 전분기대비 1.2%의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했지만, 올 1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이 1.1%로 18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며 수요가 크게 위축됐음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12월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외환위기 수준인 70.4%에 머물며 산업현장의 활력이 성장률만큼 개선되지 못했음을 나타냈다.
종합적으로 우리경제의 개선흐름은 지속되고 있지만 부문간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로, 수출에서 시작된 경기회복의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내수가 받쳐주지 못할 경우 ‘수출 외끌이’도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많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평창올림픽과 설 연휴에 가계소비 등 내수가 얼마나 살아나느냐가 향후 경기 흐름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은 경제적 측면에서 국내외 관광수요 증가와 대회 운영경비 지출 등으로 직접적인 내수 진작효과가 기대되는 행사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약 1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며, 내국인 관광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추계는 어렵지만 대회 운영경비와 내외국인 관광 증가로 인한 직간접적 생산유발 효과가 수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파멸적인 전쟁 위기로까지 치닫던 한반도의 외교ㆍ안보 불안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일시적이나마 완화되면서 대화국면으로 전환된 것도 우리경제에 매우 중대한 시그널이 되고 있다. 이른바 ‘100일 평창평화체제’가 올림픽 이후에도 지속돼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이어질지 극히 불투명하지만, 대화의 물꼬를 이어갈 경우 우리경제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가능성이 많다.
물론 평창올림픽과 설 연휴를 계기로 소비가 일시적으로 늘어난다 하더라도 지속되기엔 걸림돌이 많다. 청년층 취업난이 심화하는 등 고용시장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궁극적으로 민간소비를 좌우할 가계소득 개선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해준 기자/hjlee@
